2018.06.08 (금)

  • -동두천 21.2℃
  • -강릉 26.9℃
  • 흐림서울 21.9℃
  • 박무대전 22.3℃
  • 구름많음대구 28.5℃
  • 구름많음울산 28.7℃
  • 연무광주 24.4℃
  • 연무부산 25.8℃
  • -고창 21.3℃
  • 박무제주 21.0℃
  • -강화 21.1℃
  • -보은 21.8℃
  • -금산 22.8℃
  • -강진군 24.8℃
  • -경주시 29.3℃
  • -거제 27.3℃
기상청 제공

경제 · 산업

[양현근 칼럼] 동굴, 신뢰 그리고 경제

플라톤의 「국가론」을 보면 ‘동굴의 비유’가 나온다. 플라톤은 ‘동굴의 비유’에서 사람들은 허상에 따라 움직인다고 설파한다. 우리 모두는 동굴 속의 죄수들처럼 자기만의 동굴에 갇혀 바깥세상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자기만의 잣대로 세상을 판단하려 한다는 것이다. 동굴 속의 죄수들은 태어날 때부터 온 몸이 쇠사슬에 묶여 있어 벽면에 비춰진 그림자만 보고 있다. 그들은 동굴벽면의 그림자를 진짜라고 믿으며 평생을 살아간다. 일종의 고정관념의 덫이자 과잉신념이 가져 온 자기왜곡이라 할 수 있다.

 

모바일, SNS의 발달로 인한 불신의 그늘
21세기를 사는 오늘날의 우리도 유감스럽게 이와 같은 자기왜곡의 덫에 걸려 있다. 수많은 정보와 가짜뉴스가 뒤섞이는 과정에서 사람들은 자기에게 유리한 것만 받아들이려 한다. 사회의 다양한 현상들을 자기방식대로 해석하고 그것만이 진짜라고 믿는다. SNS 발달과 모바일의 급속한 진전으로 정보의 생산과 유통은 빨라지는 대신 불신의 동굴이 무수히 생겨나고 있다. 자기자신과 이해집단의 프레임에 갇혀 동굴 바깥세상에서 무엇이 일어나는지에 대하여는 눈을 감고 마는 것이다.

 

최근 정치의 계절을 지나면서 많은 사람들이 더욱 절감했겠지만 메신저 등을 통해 유통되는 정보는 진위를 판별할 수 없게 만든다. 이념과 지역, 세대로 나뉘어 수많은 동굴을 양산하는 형국이다. 이는 사회 전반에 불신의 그늘을 드리우고 서로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는 요인이 될 수 밖에 없다.

 

‘불신의 시대’에 들어선 한국 사회
현행 자본주의 경제는 ‘신뢰’라는 추상적인 요소에 기반을 두고 있다. 신뢰가 무너지면 치르지 않아도 될 감시비용을 치러야 한다.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1992년 발간한 『역사의 종언』에서 자본주의 사회의 핵심요인으로 신뢰를 제시한 바 있다. 후쿠야마의 문제 제기 이후 신뢰가 경제성장을 촉진시킨다는 연구가 이어졌는데, 2000년대 초 41개국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사회적신뢰 수준이 15% 높아지면 성장률이 1%포인트 상승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그러나 많은 사회학자들은 우리 한국사회의 신뢰 수준에 대해 매우 미흡하다고 분석한다. 2017년 4월 성균관대 SSK위험커뮤니케이션연구단이 한국 사회의 신뢰수준을 측정하는 국민인식조사(성인 1,000명 대상)를 진행했는데 그 결과는 참으로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가족, 시민사회, 국가 등 믿고 의지할 대상(주체)들에 대해 평소 얼마나 신뢰하는지를 질문한 결과 자기 자신(64.1점), 가족(62.1점), 친구(46.1점), 전문가(37.4점), 시민사회(33.4점), 언론(29.3점), 국가정부(24.3점)의 순으로 나타났다. 자신과 가족 외에 누구도 믿지 않는 ‘불신 시대’에 진입한 것이다. 정부와 시민사회, 심지어 친구마저 믿고 의지하지 못한다는 것은 우리 사회에 불신이 얼마나 팽배한지를 나타내고 있다. 이는 매우 심각한 상황으로 인식되어야 하며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여겨진다.

 

성장·고용· 복지가 동반되는 경제정책의 패러다임 전환
새로운 정부 출범 이후 저성장 기조 탈피와 경제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대책들이 논의가 되고 있다. 경제의 역동성 제고를 위해서는 적절한 정책마련과 집행, 그리고 이를 통한 경제 활성화와 소비진작 등이 필요할 줄 믿는다. 그러나 정책 효과 극대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무수히 많은 불신의 동굴을 허물고 신뢰사회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혈연이나 학연, 지연에 얽매이지 않는 공정하고 투명한 ‘게임의 규칙’ 확립, 기업의 지배구조 선진화 및 사회적 책임 이행, 신뢰를 좀먹는 가짜뉴스의 근절 등 사회 전반의 투명성 제고노력 등도 긴요하다. 소득 주도의 성장으로 성장·고용·복지가 함께 가는 경제정책의 패러다임 전환과 함께 신뢰사회 구축을 위한 사회적인 컨센선스를 형성하는 일 또한 골든 트라이앵글 달성의 요체라 믿는다.

 

[프로필] 양 현 근
• 한국증권금융 부사장, 시인

•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은행감독국장·기획조정국장

• 전) 금융감독원 외환업무실장

• 조선대 경영학과, 연세대 석사, 세종대 박사과정

 

관련기사







배너




배너




[김우일 칼럼]‘갑질’은 영혼의 홀로코스트
(조세금융신문=김우일 대우M&A 대표) ‘갑질’의 무분별한 횡포로 사회 전반의 여론이 들끓고 있다. 갑질이란 권력 관계에서 우위의 ‘갑’이 권리 관계의 하위에 있는 ‘을’에게 하는 비정상적, 부당, 압박행위를 통칭한다. 대기업의 협력회사에 대한 갑질, 프랜차이즈의 가맹점에 대한 본사의 갑질, 교수가 학생에게 하는 갑질, 군대, 경찰, 기업 등 조직 내에서의 갑질은 사회 전반적으로 광범위하고 잔인하게 자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사회구조란 게 어쩔 수 없는 수직적 관계의 연결고리라면 갑과 을의 위치가 필연적 존재사항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연결고리라 함은 직무상 야기되는 위치의 함수관계이기 때문에 직무를 넘어서는 비정상적, 부당, 압박은 ‘갑을’의 관계를 빙자한 또 다른 범죄임이 틀림없다. 을이 느낀 그 피해 후유증은 정신적 살인행위에 버금가는 만큼 크다할 수 있다. 우리는 여기서 중요한 사실 하나를 염두에 둬야하겠다. 갑질을 하는 대부분의 사람이 이른바 출세를 한 소수층이고 갑질을 당하는 대부분의 사람은 이 소수층의 하위구조에 있는 대다수의 국민에 해당한다. 소수가 눈에 보이지 않는 ‘갑질권력’ 이라는 칼로 대다수의 영혼을 기분대로 입맛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