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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은행권 지각변동 일으킨 인터넷은행 ‘허와 실’

은산분리 규제두고 ‘갑론을박’...“인터넷은행 근본적인 혁신 필요”

(조세금융신문=박소현 기자) 바야흐로 인터넷은행 전성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터넷은행은 일반 은행과는 달리 별도 영업점 없이 온라인 네트워크와 ATM, 콜센터 등을 통해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 비대면 무점포가 특징인 만큼 계좌개설 및 계좌이체, 대출신청 등 고객이 필요한 은행 업무를 시간·장소와 상관없이 처리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영업점 운영비, 인건비 등이 절감되기 때문에 기존 은행보다 더 나은 조건의 예금과 대출 금리를 제공할 수도 있다. 이 같은 강점 덕분에 인터넷은행은 반년도 채 되지 않아 은행업계 신흥강자로 급부상했다.

 

실제로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출범 직후 한 달간 개설된 계좌 수는 307만건으로 20161년간 일반은행에서 개설된 비대면 계좌 수 15500개의 20배에 달했다. 또한 대출 잔액 14090억원, ·적금 잔액은 19580억원으로 실적도 준수했다. 또 다른 인터넷은행 케이뱅크9월 기준 가입자 수는 50만명 수준이다.

 

전통은행 모태로 한 인터넷은행, 생존율 불과 47.4% 수준

지난 4월 국내 최초로 문을 연 인터넷은행 케이뱅크에 이어서 지난 7카카오뱅크가 출범했다. 인터넷은행이 한국에 등장한지 6개월도 채 되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인터넷은행 역사 자체는 그보다 훨씬 깊다.

 

지난 1995년 세계 최초의 인터넷 은행 시큐리티 퍼스트 네트워크 뱅크(Security First Network Bank)’가 영업을 시작했다. 이어서 1997년 넷뱅크(Net Bank), 1999년 넥스트뱅크(Next Bank)가 문을 열었다. 1세대 인터넷은행 가운데 넷뱅크는 2005년까지 8년간 연평균 60% 이상 성장하는 등 무서운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러한 초창기 흥행은 오래 유지되지 못했다. SFNB는 세계 최초란 타이틀이 무색하게도 2002년 로얄 뱅크 오브 캐나다(RBC)의 온라인뱅킹 사업부로 인수됐다. 낮은 기술력과 인지도로 고객 확보에 실패해 실적이 악화 됐기 때문이다.

 


2년 만에 실질자산이 7배 급증했던 넥스트 뱅크는 11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하면서 영업 3년차인 2002년에 문을 닫았다. 다른 인터넷은행 역시 예대마진에 편중된 수익 구조와 높은 대손비용을 극복하지 못했다.

 

자본시장연구원 미국 인터넷전문은행의 진입·퇴출 특징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1995년부터 2014년까지 20여년간 인터넷은행 38개가 출범했다. 이 중에서 36.8%14개가 부도나 폐업 등의 이유로 은행업계에서 퇴출됐다.

 

세부적으로는 전통은행으로 전환 1부실은행 지정 등의 부도 5전통은행 인터넷뱅킹 사업부로 흡수 4자진 폐업 4개 등의 이유였다. 해당 은행들의 공통점은 기존 고객기반 없이 전통은행과 동일하게 예대마진을 주 수익으로 삼았다는 점이다.

 

국내 인터넷은행 메기효과’, 시중은행 대출금리 하락 이끌어

그간 세계 인터넷은행 흥망성쇠를 관망하던 한국 정부에서도 늦게나마 인터넷은행을 도입했다. 국내 인터넷은행 선발대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보수적인 금융권에 대한 자극제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른바 메기효과.


제로 케이뱅크는 시간·장소 상관없이 쉽고 빠르게 가입 가능한 편리성과 시중은행보다 나은 조건의 예·적금 및 대출 상품을 무기로 출범 사흘 만에 가입자 10만명을 돌파했다. 케이뱅크의 올해 목표였던 수신 5000억원, 여신 4000억원 조건도 달성한지 오래다.

 

이어 카카오뱅크도 ‘7분 신규계좌 개설, 60초 대출, 30초 해외송금등 빠른 속도를 내세워 복잡한 은행 업무절차에 지쳐있던 소비자들을 블랙홀처럼 끌어당겼다.

 

시중은행 대비 10% 수준인 해외 송금수수료와 입출금 수수료 면제라는 실질적인 혜택도 크다. 사용자 친화적으로 구성된 시스템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주요 인증방식을 공인인증서가 아닌 휴대폰 본인 인증번호로 바꾼 것이다.

 

이 같은 인터넷은행 약진에 위기감을 느낀 기존 은행들도 발 빠르게 대처했다. 먼저 요지부동이던 대출금리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지난 7월 일반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3.96%였다. 인터넷은행이 첫 등장한 지난 4(4.01%)에 비하면 0.05% 감소한 것이다. 마이너스통장 평균 대출금리도 3.79%로 전월 대비 0.05% 떨어졌다.

 

특히 지난 7월 신용 1~2등급 차주의 일반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3.42%로 케이뱅크(3.61%), 카카오뱅크 (3.16%)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신용 4~6등급 위주로 하는 저축은행에서도 금리를 내렸다. 지난 7월 저축은행 상위 10개 중금리 상품의 평균 대출금리는 신용등급 4등급 기준으로 전월대비 0.04% 하락한 연 15.45%였다. 신용 5등급은 전달보다 0.07% 떨어진 연 15.67%.

 


또한 시중은행에서도 사용자 편의에 중점을 둔 모바일 플랫폼 구축을 시작했다. KEB하나은행은 제1이동통신사인 SKT와 손잡고 생활금융 플랫폼 핀크를 출시했다. 핀크에서는 인터넷은행처럼 쉽고 편하게 업무 처리할 수 있으며, 카드 사용내역 등을 분석해 인공지능(AI)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신한은행도 S뱅크, 써니뱅크, 스마트실명확인 등 자사 온라인뱅킹 서비스를 한데 모은 통합 플랫폼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인터넷은행 발전과 함께 은행업계 변화가 시작된 셈이다.

 

저렴한 신용대출 금리, 가계부채 증가로 이어져

하지만 부정적인 영향도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다. 쉽고 편하게 저렴한 신용대출이 가능해지면서 가계대출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 8월 은행 가계대출은 전달보다 65000억원 증가했다. 지난 2010~20148월 평균 전월대비 증가액인 31000억원보다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주택담보대출의 8월 전월대비 증가액은 31000원으로 지난 7월 증가액인 48000억원에 비해 35% 감소했다. 이는 정부가 8.2 부동산대책 등을 통해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강화했기 때문이다.

 

반면 신용대출은 719000억원에서 834000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 관련 규제로 주택담보대출이 부담스러워진 대출 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만만한 신용대출로 몰려든 것이다.

 

여기에 인터넷은행 등장으로 전반적인 대출금리가 인하되면서 이러한 풍선효과는 더욱 가속됐다. 실제로 올해 2분기 인터넷뱅킹 기반 대출신청은 직전 분기보다 무려 229.4%, 252.4% 급증한 일평균 8606, 1018억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14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를 해결해야 할 정부로서는 매우 난감한 상황이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인터넷은행은 비대면 방식으로 대출을 심사하기 때문에 과잉 대부로 흐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인터넷은행 도입 취지인 금융혁신도 성공했다고 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이 빅데이터를 활용한 새로운 대출심사 기준을 마련해 시중은행에서 꺼리던 신용 4~6등급 대상 대출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 기대했다.

 

하지만 카카오뱅크 신용평가등급 산정 시스템에는 그러한 혁신이 없었다. 카카오뱅크에서는 신용 1~3등급의 경우 KCB 등급을 그대로 활용하고, 그 이하는 SGI서울보증 보증을 받는다. 따라서 고신용자 기준으로 한 최저 금리는 낮아도 서울보증 보험료가 포함된 중신용자의 실질 적인 대출 금리는 높아진다.

 

카카오톡 빅데이터 기반으로 새로운 대출심사 기준을 구축하기보다 연체 리스크까지 떠넘길 수 있는 기존 보증보험 이용을 택한 것이다.

 

은산분리 규제, 인터넷은행 발전 위해 완화해야 vs 시기상조

이처럼 인터넷은행에 대한 각종 기대와 우려가 뒤섞여 있다. 이에 따라 인터넷은행 미래를 결정지을 은산분리(은행 자본과 산업자본 분리) 규제 완화이슈에 대한 찬반 논쟁도 매우 격렬하다.

 

현 은행법상 금융사가 아닌 산업자본은 은행 지분을 최대 10까지 보유할 수 있다. 의결권은 그 중에서도 4만 행사하도록 제한된다. 인터넷은행 입장에선 초기 흥행을 이어가기 위한 자본 확충 방안이 제한된 셈이다.

 

케이뱅크는 지난 7월부터 주력 대출상품이었던 직장인K 신용대출판매를 중단했다. 해당 상품은 최대 1억원까지 시중은행보다 낮은 금리로 대출할 수 있어서 한때나마 케이뱅크 여신의 70%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로 인한 예대율 이 90%에 육박하면서 더 이상 판매를 이어가기 어렵게 됐다.

 

자본이 조기 소진된 케이뱅크로서는 유상증자가 시급한 상황이지만 일부 소액 주주의 추가납입 여력 부족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카카오뱅크도 개인 등급별 마이너스통장 대출 한도를 낮췄다. 이에 한국금융연구원 '인터넷전문 은행의 기대 효과와 과제' 보고서는 인터넷은행이 성공하려면 자본 확충과 관련된 규제가 완화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인터넷은행 관련 은행법 개정안 2개와 특례법 제정안 3개가 국회 정무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은행법 개정안에는 비금융주력자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인터넷은행 지분 한도를 최대 50%까지 확대하자는 내용이 담겼다. 의결권 주식 한도를 34%로 확대하는 대신 5년마다 인가를 받도록 하는 특례법 제정안도 발의됐다. 국민의당 김관영 의원실은 인터넷은행은 신성장 동력으로 이어질 마중물 역할을 하기 때문에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경제정의실천민주연합은 산업자본이 보유지분을 통해 은행을 실질적으로 소유하게 되면 산업 부실이 은행으로 전이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한 인터넷은행 규제를 완화해주면 향후 다른 은행에서도 규제 완화를 요구할 수 있어 은산분리 원칙이 무너질 가능성도 있다.

 

참여연대 김은정 간사는 현행 제도 기준으로도 충분히 영업할 수 있다는 전제 하에 인가받은 것 아니냐인터넷은행이 도입된 지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말은 인가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는 뜻이라 지적했다.

 

그는 관련 논의는 1년간 인터넷은행 성과를 충분히 지켜본 뒤 판단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당론도 은산분리 규제를 유지하는 쪽으로 모아진 상태다.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 별 차이 없어...여신심사능력 차별화 필요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인터넷은행 업계가 이대로 근본적인 혁신 없이 영업을 지속한다면 기존 은행에게 순식간에 따라잡힐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금리 경쟁력과 사용자 편의성을 제외하면 시중은행과 별다를 게 없다는 것이다. 우대금리까지 고려하면 시중은행 금리 조건도 큰 차이가 없는 상황이다. 여기서 시중은행이 모바일 플랫폼 강화를 통해 간편 신용대출을 출시하게 되면 소비자들은 굳이 주거래은행을 버리고 인터넷은행을 이용할 이유가 없다.

 

이 박사는 인터넷은행 본래 취지로 돌아가 여신심사능력 차별화를 통한 대출시장 확대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보안 강화 및 영업 효율성 제고등 차별화 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르면 올해 안에 은산분리 규제 완화 여부와 상관없이 제3인터넷은행 인가를 추진할 예정이다. 최 위원장은 지난 94일 열린 금융정책 추진방향기자간담회에서 3인터넷은행 설립 허용을 분명히 하며, (자세한 일정은) 추가 참여기업 등과 조율해 결정할 계획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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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예측가능하고 지속가능한 중장기적인 세제개편안 마련해야
(조세금융신문=이동기 한국세무사고시회 회장) 매년 8월경 정부에서는 정기국회에 제출할 다음 해의 세제개 편안을 발표하는데, 올해도 어김없이 2017년 세제개편안을 내놨다. 정부가 발표한 세제개편안의 모든 내용이 그대로 입법화 되는 것은 아니지만 세제개편안 대부분이 국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입법화되기 때문에 그 영향력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올해는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 처음 발표하는 세제개편안이라 그 의미가 더욱 크다고 할 수 있겠다. 지난 8월 초 정부가 발표한 2017 세제개편안의 기본방향은 일자리 창출과 소득재분배, 세입기반 확충이다. 정부가 원활한 국정운영을 위해 필수적인 재원을 안정지속적으로 조달하고 국가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 매년 세제를 효율적으로 개편하고자 하는 점은 인정한다. 다만 국가대계를 위한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세제개편은 소홀히 하면서 특정목적을 위한 임시방편적인 제도 개편이 이뤄진다면 조세원칙이 약화되고 예측 가능성과 법적안 정성을 훼손시킬 수 있다. 특히, 일자리 창출 등의 정책목적 달성을 위한 조세제도 활용은 어느 정도 인정하지만 가능하면 대다수 국민이 수긍할 수 있는 조세논리에 맞고 공평한 과세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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