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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규 칼럼] 고개 숙인 한승희 국세청장

(조세금융신문=김종규 본지 논설고문 겸 대기자) 요즘 국세청이 과거 정치적 세무조사 논란에 휩싸여 홍역을 치르고 있다. 급기야 한승희 국세청장이 국세행정개혁위원회(TF)에서 논의된 일부 사안에 대해서 조사권 남용이 의심되는 객관적 정황이 발견, 중대 위반행위가 확인된 것에 대해서 고개를 숙여 유감의 뜻을 밝히기까지 했다.


50년 세정사상 세무조사의 중립성과 공정성이 훼손된 것으로 보이는 정황들이 공식적으로 확인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국세청 최고 자문기구인 국세행정개혁위원회는 한 국세청장 취임 초 ‘정치적 세무조사 점검’을 위한 TF로 꾸려졌으나 변화와 혁신 추진동력미비가 TF 전면개편이라는 명분을 낳게 했다고 보아진다.


신임 이필상 위원장(고려대 전 총장)은 국민의 시각에 맞는 변화와 혁신을 선도하는 기관으로 거듭나는데 최선을 다해줄 것을 주문했고, TF의 권고사항을 적극 수용한다는 방침이 국세청의 기본입장으로 일단 정리된 것 같다.


5건의 세무조사에서 국세기본법(제81조의4)상 조사권 남용이 TF점검 결과로 나타났다. 특히 그동안 조사권 남용수단으로 비판 받아온 교차세무조사(지방청간 크로스 조사방식)는 당장 개선 시행할 예정인데, 감사원 등 외부기관의 객관적 검증이 필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할 만큼 사안이 중차대하다.


TF는 검찰에 고발이나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은 적극적 수사협조를 국세청장에게 권고, 실체적 진실을 규명해야만 납세자 권익침해 최소화에 ‘선약속 후실행’을 이룬다고 평할 수 있겠다.


사실 세무조사는 회계장부상의 시부인 결의가 기본원칙이다. 세무공무원과의 모든 대화가 세무조사의 정보가 될 수 있는 시대가 우리 눈앞에 바싹 다가왔다. 세무상담이나 권리구제 청구제 등 세무와 관련된 권리행위 이용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기업만이 가지고 있는 경영 노하우나 개인의 사적취향과 관련한 감추고 싶은 조금은 음성적 거래가 본의 아니게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이 쏟아낼 AI(인공지능) 실용화가 코앞에 와있고, 국세청의 빅 데이터 상용화도 2019년 센터 건립으로 한 발 앞당겨지는 프로젝트 때문에 세무조사 회피 장벽 쌓기가 더욱 어렵게 변화되고 있는 추세에 있다.

조사 파트 출신인 어느 전직 고위관리는 “꼭 퇴근시간 이후에만 윗선(?)으로부터 탈세조사관련 지시가 떨어졌다”고 투덜대는 데서 정치적 세무조사 뿌리의 깊이가 넌지시 나마 엿보여진다. 


과거 정치적 세무조사 점검은 한 국세청장으로서는 큰 모험이나 진배없다는 생각이 든다. 20명의 기라성 같은 역대 국세청장들이 감히 입 밖에 내지도 못한 일종의 정치적 세무행정의 ‘적폐카드’를 과감히 꺼내 들고 카운트다운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정치적 적폐이기에 다이렉트 점검보다는 TF를 통한 여과적(濾過的)개혁을 함으로써 완충역할을 하게 만든 한승희 국세청장의 지략이 꽤나 돋보인다. 


때문에 과거 청산이라는 난제를 풀고, 국세행정의 백년대계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고개 숙이는 것’ 쯤이야 무슨 대수야라는 식의 의연한 회견자세가 압권이었다.


이 자세야말로, 과거 일부 공정하지 못했던 50년 세정사를 한 몸에 품고, 납세자에게 바치는 진정한 사과였노라고 받아들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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