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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체크] 대학축제에서 술 팔면 빨간줄?

법적안정성 고려하면 ‘대학문화' 이유로 예외 어려워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국세청이 대학축제 ‘노상주점’을 금지하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면서 여론이 들끓고 있다. 대학축제의 상징인 노상주점을 갑자기 금지하는 게 맞느냐는 것이다.

게다가 일부 언론에서 대학에서 무면허로 술을 팔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 등을 물 수 있다고 보도하면서 처벌에 대한 두려움도 올라가고 있다. 이슈체크를 통해 정확한 ‘사실’을 짚어봤다.

 

 

대학 축제기간 동안의 노상주점이 불법?

현행 법상 대학의 노상주점은 현재나, 과거나 모두 불법이다.

 

주세법 제8조 제1항에 따르면 술은 허가받은 사업자만이 팔 수 있다. 개인이나 특정 집단은 어떠한 형태로든 술을 팔 수 없다. 개인이 술을 만드는 것 자체는 합법이지만, 그걸 팔면 불법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유는 국민건강과 세금 때문이다. 음주는 사회적 해악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음주자에게 세금의 형태로 책임을 물리는 것이다.

 

 

국세청의 뜬금 행정? 사실은…

그동안 국세청도 ‘노상주점’ 문제를 알고는 있었지만 손을 대지는 않았었다.

 

대학생들이 축제 기간동안만 여는 것이고, 돈을 벌기 위해 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단속 요원도 부족하고, 국가재정에도 딱히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현실적 이유도 있었다.

 

그럼에도 문제가 불거지게 된 것은 지난해 5월 인하대학교 대동제에서부터다.

 

인하대 학생회가 주류도매업자로부터 술을 주문해 샀는데 이것이 단초가 됐다. 주류도매업자는 판매면허가 있는 사업자에게만 팔아야 한다. 상황에 따라서는 미성년자에게 술을 판 것에 준하는 법 위반사항인 셈이다.

 

국세청에 관련 제보가 접수됐고, 국세청은 조사 결과 주류도매업자 측에게만 과태료를 물리고 사안을 종결했다. 국세청에 확인한 바에 따르면 당시 학생들에게 물린 과태료나 벌금은 없었다.

 

그런데 지난달 학교 측이 올해 5월 대동제 때 노상주점을 금지하기로 하면서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학생들은 노상주점 없는 축제가 어디 있느냐며 반발하고 나섰다. 다른 대학에서는 문제 삼지 않는 사안을 우리 대학만 문제 삼느냐는 볼멘 소리도 나왔다

 

지역 언론 역시 동조했다. 학생들에게 면허를 내주든지, 제보받은 대학만 문제삼지 말고 전체 대학이 못하게 하는 등의 조치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었다.

 

하지만 국세청이 지난해 인하대만 들여다 본 건 이유가 있다.

 

인하대 조사는 제보를 받아 들어간 것이었다. 대국민 제보는 진위 여부와 상관없이 알아보지 않으면 감사에 따른 징계 대상이 된다.

 

당시 모든 대학을 단속할 수는 없었는데, 관련 인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주세 전담 직원이 있기는 하지만 한 세무서당 한 명 정도에 불과하다.

 

대학축제가 5월에 열리는 점도 국세청 입장에서는 난제다. 이 기간은 종합소득세와 근로장려금 등 국세청 주요 신고업무가 집중되는, 이른바 ‘야근 시즌’이기 때문이다.

 

대학 하나를 처리하더라도 면허와 사업자 등록증 유무만 파악하는 게 아니다. 재고, 판매량, 매출, 주류 매입 경로, 세금계산서 여부 등 따져야 할 것이 부지기수다.

 

때문에 현실적으로 국세청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노상 주점이 불법이란 것을 대학에 알리는 것 뿐이었다. 

 

이런 배경으로 올 초 ‘노상주점 금지’ 통보에 이른 것이다. 

 

이같은 국세청의 행보는 지난해 6월 인하대 조사 당시 언론으로부터의 지적을 수용한 것이기도 했다.

 

당시 주요언론들과 통신사들은 대학 노상주점이 불법인지가 몇 년이나 지났는데 국세청이 이를 알리려는 노력도 하지 않는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었다.

 

 

국세청 단속, 걸리면 벌금?

일부 언론을 통해 노점 상점에 대해 3년 이하의 징역과 3000만원 이하 벌금 등 이른바 형사처벌을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는 과도한 해석이다.

 

당국이 무면허 주류 판매로 형사처벌을 하려면 사기 및 기타 부정한 방법을 통해 일정 수준 이상의 세금을 탈루한 조세포탈범이 돼야 한다.

 

국세청도 어지간한 악질범이 아닌 이상 세금탈루가 있었다고 해도 과실을 감안해 조세포탈죄를 적용하지 않는다.

 

물론 행정처분으로 인해 과태료를 부과받을 수 있다. 벌금은 '빨간 줄'이 그어지지만 과태료는 돈 내고 시정하면 된다.

 

다만, 일반인이 무면허 주류 판매로 걸렸다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 아무리 수법과 규모가 작다해도 소득세 및 부가가치세 탈루조사가 반드시 이뤄진다. 과태료 외에도 부가가치세법상 미등록 가산세 등 각종 추가조치도 가해질 수 있다.

 

 

노상주점, 합법화하면 안 되나요?

현재 유일한 방법은 사업자 등록을 하고, 지자체와 세무서로부터 허가를 받는 것뿐이다.

 

그러나, 노상주점은 음식과 술을 둘 다 파는 것이기에 허가가 까다롭다. 식품위생법 상 음식점업으로 허가를 받아야 하고, 국세청에 사업자 신고를 하고 면허증을 발부 받은 후 지방자치단체에 영업신고까지 마쳐야 한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일각에서는 ‘대학문화'와 '관행’이란 이유로 예외사항으로 두자는 주장도 제기된다.

 

그러나 주류는 국민건강에 위해를 미치는 물질로 정부가 판매와 사용을 제한하는 물질이다. 대학생도 성인이라는 점에서 법적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대학생이란 이유만으로 주류판매를 완화하자는 주장은 법적안정성 측면에서 매우 위험한 발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맥주보이나 지방축제 때 임시 주점들은 무엇이냐고 물을 수 있겠지만 그들은 정부로부터 허가받은 면허 사업자들이라는 점에서 성격이 전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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