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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변함없는 ‘그들만의 리그’, 사외이사 점령한 권력기관 공직자 실태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사외이사는 회사 경영진의 독단을 막기 위해 외환위기 이후 도입됐다. 하지만 현실은 검찰, 기획재정부, 국세청, 법원 등 권력기관 ‘전관’들을 모시고, 건전한 경영활동보다 기업의 방패, 찬성 거수기로 활용됐다는 지적을 받는다. 새 정부가 들어온 후에도 시가총액 100위권 기업들은 여전히 사외이사의 거의 40%를 전관들로 채우고 있다.

 

<조세금융신문>이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이 지난 3월 주주총회 이후 사외이사 선임현황을 전수조사한 결과 총 388명의 사외이사 중 154명(39.7%)이 정·관계 출신인사로 드러났다. 지난해 160명(392명 중 40.8%)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정·관계 사외이사 가운데 검찰과 법관 출신은 각각 37명(24.0%), 16명(10.4%)으로 지난해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었으며, 기재부 28→25명(16.2%), 국세청 25→22명(14.3%), 공정위 11→10명(6.5%)으로 소폭 줄었다.

 

국세청의 경우 이명박 정부 시절 김대중 전 대통령 뒷조사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박윤준 전 국세청 차장이 CJ와 신세계 사외이사를 자진사퇴하면서 감소폭이 넓어졌다.

 

산업부는 9명(5.8%), 금감원은 4명(2.6%)이었으며, 정치권 출신 전직 국회의원도 4명이나 됐다. 군인·노동부·청와대·환경부·외교부가 각 3명, 국토부·국무조정실 각 2명, 법제처·관세청·경찰·감사원·수출입은행·서울시·정계인사 등이 각 1명이었다.

 

기소권 독점하는 검찰, 사외이사도 1등

 

검사들은 전관 출신 사외이사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의 이력도 국정원장, 법무부 장·차관, 검찰총장, 검사장 등 대한민국 상위 0.1%의 화려함을 자랑한다. 검찰은 그간 시민단체로부터 기소권 권한남용 의혹을 받아왔다. 어려운 문제를 기소대상에서 빼주는 식이다. 이 경우 법원은 검찰이 제시한 사안만 다루게 된다.

 

삼성전자에서는 송광수 전 검찰총장을 5년 넘게 사외이사로 위촉하고 있다. 국내 최대로펌인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인 송 전 총장은 8년째 두산의 사외이사이기도 하다. 그는 참여정부 초대 검찰총장으로 발탁됐으나, 검찰개혁을 적극 반대한 인물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인 안희정 전 충남지사정치자금 수사와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경질을 지켜봄으로써 보수층으로부터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핵심 검찰라인과 관계가 깊은 인물이다.

 

정상명 전 검찰총장은 지난해 9월부터 효성, 올해 3월부터 GS건설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고 노무현 대통령과 더불어 사법시험 17회 주요 인물인 8인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이귀남 전 법무부 장관(전 대구고검 검사장)은 5년째 GS, 올해 3월부터 기아차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때 대검 중수부를 맡았다가 호남 출신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이명박 정부 검찰총장을 역임했다.

 

김종구 전 법무부 장관(전 서울고검 검사장)은 KT, 참여정부에서 법무부 장관, 이명박 정부에서 국정원장을 지낸 김성호 전대구지검 검사장은 CJ 사외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김도언 전 검찰총장, 15대 국회의원(신한국당)은 한온시스템, 김준규 전 검찰총장은 현대글로비스, 이명박 정부 시절 민정수석을 지낸 권재진 전 법무부 장관(전 서울고검 검사장)은 지난해 3월부터 LS그룹 사외이사를 각각 맡고 있다.

 

권 전 장관은 이명박 정부 마지막 법무부장관으로서 민정수석 시절 민간인 불법 사찰 관련 의혹을 받고 있다.

 

2016년부터 롯데케미칼 사외이사로 선임된 박용석 전 대검차장(법무연수원장)은 고 노무현 대통령 타계의 단초가 됐던 박연차 게이트 사건 당시 대검중수부 검사장으로서 사건을 지휘한 바 있다.

 

그의 전임자는 정동기 전 대검 차장(이명박 정부 초대 민정수석)인데, 그는 2007년 이명박 BBK, 도곡동 땅 의혹 사건 당시 대검 차장으로서 무혐의 결론을 내린 바 있다. 박 전 대검 차장은 현대산업개발 사외이사도 맡고 있다.

 

참여정부에서 법무부 장관, 이명박 정부 초대 국정원장을 맡았던 김성호 전 대구지검 검사장은 2013년 3월부터 CJ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정두언 전 의원에 따르면 김 전 원장은 국정원의 정치적 독립을 지키다가 1년 만에 경질됐다. 후임 원장은 국정원 여론조작 사건의 주동자로 꼽히는 원세훈 전 원장이다.

 

김회선 전 서울지검 검사장·국정원 2차장은 두산밥캣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19대 새누리당 국회의원으로도 활동했다. 19대 국회 당시 공천권을 받았으나, 20대 때 불출마를 선언했다.

 

한부환 전 서울고검 검사장·법무부 차관은 OCI 사외이사를 지내고 있다. 그는 故 노회찬 의원의 삼성 X파일’에서 떡값 검사중 한 명으로 지목됐으나, 처벌은커녕 수사대상도 되지 않았다.

 

차동민 전 서울고검장은 두산중공업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그는 2011년 하반기 검찰총장 인사를 두고 한상대 전 검찰총장에게 밀려난 후 검찰에서 물러났다. 차 전 고검장 일가는 법조계에 두루 포진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득 전 서울, 대구고검 검사·감사원 감사위원(현대건설, GS리테일),은 시총상위 100위 기업 중 두 곳을 겸직하고 있었다.

 

김영수 전 서울지검 공안부 검사는 만도 사외이사직을 수행하고 있다. 그는 노태우 정부 안기부 1차장, 14대 민주자유당 국회의원, 김영삼 정부에서 민정수석·문체부 장관을 지냈다.

 

드루킹 사건 관련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변호인 김경수 전 대구고검장은 마지막 대검 중수부장이다.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 아들 비리, 한보그룹 특혜 의혹, 이용호 게이트를 수사한 인물로 만도 사외이사직을 수행하고 있다.

 

방산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구 한화테크윈)는 김상희 전대전고검장·법무부 차관을 사외이사로 두고 있다. 김 전 차관은 삼성X파일에서 뇌물을 받은 인물로 지목됐다. 이 건으로 법무부 차관에서 자진사퇴했다.

 

정진호 전 광주고검 검사장·법무부 차관은 호텔신라 사외이사를 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는 조균석 전 서울남부지검 차장검사(셀트리온), 정동민 전 대전지검장(LG화학), 유재만 전 서울지검 부장검사(삼성SDS), 허태원 전 서울지검 검사(넷마블), 유국현 전 수원지검 제2차장검사(현대중공업), 이진강 전 수원지검 성남지청장(고려아연), 김성준 전 청주지검 차장검사(이마트), 황윤성 전 서울동부지검장(현대중공업지주), 허태원 전 서울지검 공안부 검사(넷마블), 백종수 전 부산지검 검사장(KT&G), 이재원 전 대전지검 부장검사(롯데쇼핑), 정병두 전 인천지검 검사장(LG유플러스), 김홍일 전 부산고검 검사장(오리온), 이혁 서울고검 검사(대우건설), 노환균 전 대구고검장·법무연수원 원장(현대미포조선), 김태희 전 서울고검 검사(코오롱인더스트리) 등이 있다.

 

박재완 전 기재부 장관, 장충기 문자·국정원 불법자금에도 ‘꿋꿋’

 

박재완 전 기재부 장관(현 성균관대 국정관리대학원장)은 삼성전자 사외이사직을 맡고 있다.

 

그는 장충기 삼성 미래전략실장 문자 청탁 사건의 연루자로 알려져 있다. 그는 기재부 출신 공직자로 17대 한나라당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지내며 정치생활을 시작했다.

 

한나라당 대선 후보경선 전당대회에서 이명박 후보를 공개지지하면서 친이계 인사가 됐으며, 이명박 정부 정무수석, 국정기획수석, 노동부 장관, 기재부 장관 등을 거치며, 승승장구했다. 2010년 10월 노동부장관 재임하던 때 국회 국정감사에서 삼성 반도체 작업환경과 백혈병 관련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없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뉴스타파 보도에 따르면, 그는 기재부 장관 퇴임 후 장충기 삼성 미래전략실 사장을 형님이라 부르며, 수차례 골프와 식사모임을 가졌다.

 

지난 2월 이명박 정부 국정원에서 불법적으로 돈을 받았다는 혐의로 압수수색을 받은 바 있다. 삼성전자 사외이사로서 그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로 그는 올해 3월 주총에서 롯데쇼핑 사외이사로 재선임됐다.

 

이명박 정부 경제수석을 맡았던 박병원 전 기재부 1차관은 포스코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그는 2015년 두산인프라코어 사외이사를 역임했으며,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참여정부 마지막 국무조정실장이었던 윤대희 가천대 글로벌경제학과 석좌교수는 LG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재정경제원(현 기재부) 근무 당시 예산을 담당했었다. 그는 맥쿼리한국 인프라투융자회사 감독이사이기도 하다. 지난 6월 5일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에 취임했다.

 

권태균 전 주 아랍에미리트 대사는 지난 3월 주총에서 사외이사로서 삼성전기 이사회 의장을 맡았다. 구 재무부 출신 경제관료로 금융정보분석원장, 조달청장을 지냈다. 법무법인율촌 고문이기도 하다.

 

참여정부 마지막 재정경제부 장관이던 권오규 전 장관은 현대중공업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재정경제부 차관보, 조달청장을 거쳐 참여정부 출범직후 정책수석을 맡았다. 그는 카이스트 금융전문대학원 초빙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김대유 전 경제수석·통계청장은 올해 주총에서 KT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참여정부 청와대에서 함께 일한 이강철 시민사회수석도 같은 날 KT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황창규 KT 회장이 최순실 국정농단 관련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가운데 임명돼 방패막이용 아니냐는 구설수에 휘말리기도 했다.

 

이윤호 전 지식경제부 장관·러시아대사는 롯데지주 사외이사로 활동 중이다. LG경제연구원 원장을 역임한 바 있다.

 

방영민 전 금융정보분석원장은 한온시스템 사외이사로 활동중이다. 현대 서강대 경영전문대학원 겸임교수직을 맡고 있다.

 

박근혜 정부 초대 기재부 장관인 현오석 전 장관은 GS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그는 김영삼 정부 청와대에서 거시경제 부문관련 업무를 맡았으며, 마지막 국립세무대학 학장이기도 했다. 현재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국제자문단 위원을 겸임하고 있다.

 

허경욱 전 기재부 1차관도 현 전 장관과 더불어 GS 사외이사로 이름을 올려두고 있다. 이명박 정부 국책과제 1비서관이었고, OECD 대한민국 대표부 대사로도 활동한 바 있다. 현재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을 맡고 있다.

 

호텔신라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문재우 전 한국금융연수원장은 재무부 세제국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지만, 김대중 정부등을 거치며 금융위 기획행정실 실장 등 금융관료로 활동했다.

 

참여정부 인수위 경제1분과 활동에 위원으로 참가한 바 있으며, 이후 손보협회 회장을 거쳤다.

 

이명박 정부에서 경제수석을 지낸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은 효성 사외이사로 활동 중이다. 현재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예산관료 출신의 박봉흠 전 기획예산처 장관은 삼성중공업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같은 예산실 관료로서 행시 후배인 유재한 전 재정경제부 정책홍보관리실 실장도 같이 삼성중공업 사외이사로 활동 중이다.

 

금융실명제 주역인 진동수 전 금융위원장은 현대로템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지난해 키움투자자산운용, 아주캐피탈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되기도 했다. 김앤장 고문이기도 하다. 현대로템과는 2013년 연을 맺은 후 현재까지 송달호 전 철도대학원 원장과 더불어 최장기 선임되고 있다.

 

원로급 재무관료인 이용만 전 재무부장관은 7년째 금호석유화학 사외이사를 지내고 있다. 박정희 정부 때 경제기획업무를 맡아 중용됐으며, 최고의 재경직 엘리트들을 이끌고 고속성장의 발판을 만들었다.

 

전두환 정부 때 사직처분됐으나, 노태우 정부 때 금융감독원장을 거쳐 재무부 장관에 임명됐다. 관피아란 용어에 강한 거부감을 표한 바 있다. 안영모 전 동화은행장으로부터 억대 뇌물을 받은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았다.

 

신동규 전 재정경제부 기획관리실 실장은 2014년부터 GS리테일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2003년 공직생활을 마친 후 곧장 한국수출입은행장, 법무법인 율촌 상임고문, 국제 컨설팅사 AALC 선임고문을 맡았으며, 2008년 전국은행연합회 회장, 2012년 NH농협금융지주 회장에 올랐다. 농협지주 회장 당시 농협중앙회 간섭을 이유로 1년 만에 사임했다.

 

김창록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은 2016년부터 한화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재정경제부 출신인 그는 주로 국제, 금융부문 업무를 맡았으며, 2004년 금감원 부원장, 2005년 산업은행 총재에 올랐다.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두산인프라코어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참여정부 금융위원장, 이명박 정부 기재부 장관을 거친 경제관료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2011년 3월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윤 전 장관이 금융위원장 시절 생보사 상장 기준을 주주에게 몰아주는 식으로 기준을 바꾸어 이건희 삼성 회장이 4조6000억원의 상장차익을 얻게 해줬다고 비판한 바 있다. 보험계약자가 상장이익을 나눠 갖는 상호회사 방식을 변칙적으로 바꾸었다는 지적이다.

 

임영록 전 재정경제부 제2차관은 2016년 3월부터 두산중공업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박근혜 정부에서 KB금융지주 회장에 올랐으나, 이후 도쿄지점 부당대출, 가산금리 부당 취득,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사태 등 사건사고가 빈발했다.

 

이 사태로 박근혜 전 대통령,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개인정보도 유출됐다. KB 주요 임직원들이 줄 사표를 냈지만, 본인은 버티다 결국 카드사 정보유출로 국회 청문회 단상에 올랐다.

 

2014년 KB 내부 전산망 교체를 두고 이건호 KB은행장과 갈등을 빚다가 금감원으로부터 직무정지 3개월의 중징계를 받았다. 이후 개인 비리 관련 검찰 특수부 수사를 받았다. 금감원징계에 대해 소송도 불사하겠다고 의지를 불태우다 KB이사회의 해임의결로 인해 해임됐다.

 

김규복 전 재정경제부 기획관리실 실장은 현대상선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그는 2005년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2009년 두산건설, SC제일은행 사외이사 등을 지내다 2011년 생보협회장에 올랐다. 2014년 임기 만료를 앞두고 연임을 위해 정관 변경을 추진했다는 의혹을 받았으며, 결국 그 해 말 협회장에서 물러났다.

 

이밖에는 최규연 전 조달청장(현대산업개발), 윤영선 관세청장(CJ대한통운), 우주하 재정경제부 국장(대우건설, 전 코스콤대표), 오윤 재정경제부 팀장(제일기획) 등이 있다.

 

임기 짧았던 조홍희 서울청장, 사외이사는 장수

 

조홍희 전 서울지방국세청장은 7년 넘게 셀트리온 사외이사를 지내고 있다. 조 전 서울청장은 2008년 서울청 조사4국장을 맡고 있었으며, 당시 한상률 국세청장의 지시를 받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관련 태광실업 세무조사를 직접 지휘한 인물이다.

 

2010년 6월 서울청장 취임 당시 표적세무조사 논란이 제기됐으나, 당시 백용호 국세청장은 전문성을 이유로 의혹을 일축하고 인사를 강행했다. 조 전 서울청장은 대교 사외이사도 맡고 있다.

 

조 전 서울청장은 취임 6개월 만에 물러났는데, 2008년 11월 서울청 조사4국장 시절 삼성생명 법인카드로 룸살롱을 오갔고, 이를 발각한 이인규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지원관이 구두경고 수준으로 마무리하는 등 공직기강에서도 문제가 적발됐기 때문이다.

 

국정감사에서 성의 없는 답변으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마저도 난색을 표했다. 결국 자진사퇴 형식으로 물러났다.

 

이병국 전 서울청장은 현대자동차과 LS산전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그는 조홍희 전 서울청장 뒤를 이어 2010년 12월 서울청장에 임명됐다. 행시기수가 엄격한 국세청에서 매우 이례적인 인사였다.

 

서울청장이 되려면 본청 조사국장, 서울청 조사4국장 경력이 있어야 하나, 그는 7급 공채 출신으로 서울청 국장을 하다 2010년 6월 국세공무원교육원장에 오른지 6개월 만에 조 전 서울청장의 빈자리를채웠다.

 

시민단체들 사이에서 국세청에 대해 여론 달래기용 인사라는 비판을 제기했으나, 이 전 서울청장 개인으로서는 원만한 인품과 꼼꼼한 일처리로 무난하게 임기를 마쳤다.

 

김문수 전 국세청 차장은 LG화학 사외이사로 재직 중이다. 학자 출신 인물로 조세정책과 실무에 대한 소양이 깊은 인재다.

 

이현동 전 국세청장이 국정원 대북공작금을 받아 김대중 전 대통령 뒷조사를 했던 데이비드 공작와는 무관한 인물이다. 원래 해당 공작은 이 전 청장이 차장 시절 설치했던 직속 TF에서 수행하고 있었으나, 그가 국세청장으로 승진한 후 국제조세관리관에게 해당 공작업무를 넘겨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1심에서 이 전청장은 무죄판결을 받았으나, 판결문 비공개 등 많은 논란을 남기고 있다.

 

한편, 데이비슨 공작의 공범으로 지목된 박윤준 전 국제조세관리관은 김 전 차장에 이어 국세청차장으로 승진했으며, 최근까지 CJ·신세계 사외이사를 맡았으나 데이비슨 재판이 진행됨에 따라 자진사퇴 형식으로 물러났다.

 

이승호 전 부산청장은 현대모비스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7급 공채 출신은 그는 이명박 정부 마지막 서울청 조사4국장으로 활동했으며,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부산청장으로 승진했다. 현재 율촌 고문을 맡고 있다.

 

백용호 전 국세청장은 LG전자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그는 세무나 재정 관련 업무 이력이 전무한 학자출신으로 이명박 정부 시절 장관급인 공정거래위원장을 맡았다가 차관급인 국세청장에 임명됐다. 결코 강등이 아닌 중용의 의미였지만, 비전문가 코드 인사 논란을 샀다.

 

이후 이명박 청와대 정책실장, 정책특별보좌관을 역임했다. 일각에서는 백 전 국세청장 인사를 두고, 한상률 전국세청장 사태 관련 내부 뒷수습을 위한 인사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한 전 청장은 이명박 도곡동 의혹관련 거래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은 바 있다. 그의 후임은 이현동 전 국세청장이다.

 

박근혜 정부 초대 국세청장인 김덕중 전 국세청장은 기아자동차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고위공직자 재취업 제한 기한이 풀리자 법무법인 화우 고문이 됐다.

 

그는 2014년 7월 개각 시즌도 아닌데 갑작스레 교체됐다. 박관천 전 경정이 작성한 ‘정윤회 국정개입 보고서’에 따르면, 정 씨는 2014년 1월 ‘십상시’와의 회동에서 “김덕중 국세청장이 일을 제대로 못한다. 조직 장악력이 부족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청장의 후임으로는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의 대구고 후배인 임환수 전 국세청장이 임명됐다.

 

이전환 전 국세청 차장은 이마트, 현대건설기계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그는 2014년 6월 돌연 사직서를 냈다. 그는 당시 STX 그룹 뇌물수수 의혹을 받았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가 변용희 전 STX그룹 CFO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수백 만원을 이 국세청 차장에게 줬다는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했고, 이 전 차장은 대가성이 아니라고 답했다. 검찰은 대가성을 입증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불기소 처분했으나, 그는 차장직을 내려놓았다.

 

송광조 전 서울청장은 STX로부터 뇌물 1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1심서 집행유예를 받았다. 단, 송 전 서울청장은 STX건이 아니라 CJ그룹 세무조사를 무마해주는 대신 뇌물을 받았다는 혐의로 취임 4개월만에 사퇴했다.

 

이 전 차장과 송 전 서울청장은 지난 2016년 7월 나란히 법무법인 태평양고문으로 위촉됐다.

 

손영래 전 국세청장은 2002년 6월 썬앤문그룹 특별세무조사 관련 업체로부터 추징금 감액 청탁을 받은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았다. 그는 현재 효성 사외이사를 지내고 있다.

 

이밖에는 오대식 전 서울청장(SK텔레콤), 박의만 전 국세공무원교육원 원장(현대제철), 김영기 전 국세청 조사국장(현대건설), 김종순 전 역삼세무서장(고려아연), 김은호 전 부산청장(오리온), 김갑순 전 서울청장(CJ제일제당, 현대미포조선), 임창규 전 광주청장(현대글로비스, 신세계건설), 강형원 전 대구청장(현대백화점), 김창환 전 부산청장(두산), 이제홍 전 부산청장(한화에어로스페이스), 조성종 전 대구국세청 소속 국세공무원(한올바이오파마) 등이 있다.

 

대형로펌·사외이사 겸직한 전임 판사들

 

삼성전자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김선욱 전 법제처장은 인권변호사 출신으로 참여정부 시절 첫 여성 법제처장이다. 2014년까지 이대 총장을 맡은 바 있다.

 

황찬현 전 서울지방법원장은 올해부터 엔씨소프트 사외이사를 맡았다. 그는 2013년 11월 감사원장에 임명됐는데, 야당의 반발을 묵살하고 당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이 임명동의안을 강행처리했다. 법관이 행정부 감사를 맡는 등 독립성 논란을 받았다.

 

2008년 삼성 특검 당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변호를 맡은 이완수 변호사를 감사원 내부 출신이 맡아왔던 사무총장 자리에 놓아 낙하산 논란을 야기했다. 이 전 사무총장은 검사 출신으로 최경환 전 부총리와 대구고 동기다. 세월호, 4대강, 자원외교 등 실책 관련 감사를 했음에도 결과가 흐릿했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권오곤 전 대구고법 부장판사는 효성, 롯데지주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퇴임 후 이력이 매우 화려한 인물로 국내 첫 유엔 국제기구 소속 재판관이기도 하다.

 

2001년 유엔 안보리에 서 구 유고슬라비아 국제형사재판소(ICTY) 재판관으로 선출돼 유고슬라비아 사태, 보스니아 내전 관련된 학살사건 등 국제재판을 도맡았으며 국제형사법의 정수가 담긴 판결을 내놓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6년 김앤장 국제법연구소 소장, 대법 형사사법발전위원장, 2017년 한국법학원 원장, 국제형사재판소 ICC 당사국총회 의장으로 취임했다.

 

두산밥캣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백창훈 전 진주지원장(현 김앤장 변호사)은 프레젠테이션 변호로 유명한 인물이다. 2012년 증권사 주식연계증권 초단타매매(스캘퍼) 사건 당시 우리투자, 대신, 대우, HMC, KTB 등을 변호해 승소를 거두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횡령사건 2심을 맡았으며, 최순실 국정농단 관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항소심 사건을 대리 중이다.

 

정진수 전 대법 재판연구관은 지난해 대한항공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2007년부터 법무법인 화우에서 활동해 지난해 화우 대표변호사가 됐다. 금융 관련 형사재판에 탁월한 능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으나, 능력과 별개로 대한항공 조양호 일가의 부정부패를 외면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강석훈 전 대법 재판연구관은 율촌 조세팀의 주요 멤버 중 한명으로 한화 사외이사도 맡고 있다.

 

율촌 조세팀은 국세청이 거대 로펌을 선임한 사건, 사실심에서 패소한 사건마저도 역전하는 조세부문 최고의 법조팀이다.

 

이밖에는 최은수 전 대전고법원장·특허법원장(현대자동차) 윤병철 전 서울형사지법 판사(삼성바이오로직스, 현 김앤장 변호사), 노영보 전 서울고법 부장판사(LG, 현 태평양 변호사). 김용균 전 서울행정법원장(삼성전기), 박순성 전 대법 재판연구관(현대산업개발, 현 김앤장 변호사), 정태학 수원지법 부장판사(현대로템), 윤태석 부산지법 부장판사(대우조선), 오금석 전 서울지법 판사(팬오션), 정병문 수원지법 부장판사(두산인프라코어, 현 김앤장 변호사), 변동걸 전 서울지법원장(롯데정밀화학, 현 화우 변호사), 신필종 서울남부지법 판사(현대건설기계, 현 기현 변호사) 등이 있다.

 

한승수 전 총리 ‘두산인프라코어’, 김종훈·송업교·강경식 등 전직 의원활동

 

이 외 주요 정부기관 전관들의 사외이사 현황은 다음과 같다.

 

공정위 인사로는 이동규 전 공정위 사무처장(현대자동차), 안영호 전 공정위 상임위원(LG화학·신세계 현 김앤장 상임고문), 이병주 공정위 상임위원(현대모비스, 현 태평양 고문), 한철수 전 공정위 시장감시국장(기아자동차, 고려아연), 정호열 전 공정거래위원장(현대제철), 이동훈 전 공정위 사무처장(현대글로비스), 권오승 전 공정거래위원장(KCC), 김동수 전 공정거래위원장(두산중공업) 등이 있다.

 

산업부 인사로는 표인수 전 산업통상부 아주통상 1과장(LG생활건강), 김정관 전 지식경제부 2차관(SK이노베이션), 이재훈 전 지식경제부 2차관(SK텔레콤, 현 김앤장 고문), 조석 전지식경제부 2차관(롯데케미칼), 오영호 전산업자원부 1차관(호텔롯데), 임채민 전보건복지부 장관(대한항공), 한준호 전 산자부 기획관리실 실장(대림산업), 우태희 전 산업통상부 2차관(롯데정밀화학) 등이 있다.

 

김종훈 전 새누리당 의원은 SK이노베이션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송업교 전 자유민주연합 의원은 KT&G, 한승수 전 국무총리(13·15·16대 국회의원)는 두산인프라코어, 강경식 전 한나라당 의원(12·14·15대 국회)은 농심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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