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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산업

[현장에서]한빛 원자력발전소 물리적방호 훈련

실전 핵안보의 핵심...매년 실행해 대응력 업그레이드

 

(조세금융신문=글 사진 : KINAC) 물리적방호(Physical Protection)란 원자력 시설에 대한 위협 요소를 사전에 방지하고 대비하며, 위협이 발생한 경우 탐지, 지연, 대응 및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신속하게 대처하는 모든 조치를 의미한다. 이처럼 원자력 시설에서 핵물질 탈취나 테러, 사보타주 같은 극한 상황을 예방하기 위한 물리적방호는 핵안보를 지키는 필수 대책이다.


각 원자력 시설은 비상이 발생했을 때를 대비해 대응 절차 등을 포함한 방호비상계획을 수립하였고, 이 계획에 따른 방호인력의 대응 절차 숙달, 대응능력 제고를 위해 매년 물리적방호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KINAC)은 방호비상계획의 유효성을 평가하고 훈련상황에서 방호인력이 적합한 대응절차를 수행하는지, 방호비상계획이 실제 위협 상황을 고려하여 적합하게 수립되었는지에 대해 평가를 시행한다.

 

KINAC은 평가를 토대로 해당 원자력 시설의 물리적방호 시스템 개선 요구사항을 도출하며, 원자력 시설에서는 물리적방호 시스템 및 방호비상계획을 보완하게 된다. 이와 같은 훈련 기저에는 비상시 대응력을 높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철저한 사전 예방과 반복 훈련이라는 철학이 깔려있다.

 

이번에 시행한 한빛 원전 물리적방호 훈련은 6월 18일부터 22일까지 1주일간 외부 침투 상황을 만들고 원자력발전소에서 이를 탐지하고, 지연시키며, 대응하는 등의 물리적방호 시스템을 단계별로 점검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 훈련과 평가는 보완점을 발굴해 물리적방호 수준을 더 높이는 것이 목적이다.

 

꼼꼼한 사전 심사와 대응 절차 확인

 

전체 훈련은 원자력 시설의 핵심구역에 테러집단이 불시에 침입하는 상황을 가정하고 이에 대한 대응 절차 및 능력을 점검하는 과정이다. 훈련은 1주일간 시행되며, KINAC은 사전 회의, 서류심사, 침투 상황 조성 및 대응 절차 평가, 물리적방호 시스템 개선 요구사항 도출 및 강평의 일정으로 진행한다.

 

이번 훈련에는 물리적방호실 최선도 선임연구원 등 6명이 평가원으로 참여하여 원자력 시설의 방호 취약지점 점검, 비상대응 관련 서류 심사 등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였다.

 

KINAC 평가원들은 원자력 시설의 방호인력을 대상으로 인터뷰하면서 본인의 역할을 제대로 숙지하고 있는지, 단계별로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상시 훈련 및 업무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기도 했다.

 

이는 모두 침입자 식별, 조치, 대응 방안 등 실무적인 세부 내용과 방호목적에 대한 이해를 확인하는 과정이었다.

 

한빛원자력본부 함광봉 청원경찰은 “우리가 다른 그룹에 비해 지리를 잘 알고 빠르게 대응할 수 있으므로 초기대응을 맡고 있다. 근본적인 역할은 침입군을 조기에 탐지하고 핵물질 탈취나 사보타주가 발생하지 않도록 침입군을 지연시키는 것임을 숙지하고 있으며, 24시간 철저한 감시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숨죽인 대화, 긴장감이 흐르는 심야훈련

 

1주일 중 2일간은 불시 침투훈련이 시행된다. KINAC은 가상 침입군이 원자력시설에 침입하는 48시간을 발전소에 예고하지만 정확한 시점은 알 수 없고, 한밤중이나 새벽일 수도 있기 때문에 원자력 시설의 방호 인력들은 더욱 긴장하게 된다.

 

특히 사전에 아무런 정보 없이 평상시대로 근무하는 중에 가상침입군이 침투한다는 조건을 설정했고, 가상침입군이 발전소 최외곽 울타리를 넘어 핵심설비에 접근한다는 시나리오를 만들었다.

 

KINAC 평가원들은 특전사로 구성된 가상침입군과 함께 원자력 시설을 둘러보며 침투 경로를 선정하고 밤이 되기를 기다렸다.

 

자정이 넘은 시각, 조용한 KINAC 훈련 상황실에 헉헉거리는 숨소리가 들리고 숨죽인 대화 소리가 이어졌다. 침입군을 따라 KINAC 평가원들이 이동하면서 상황을 알리는 소리였다.

 

발전소 외부에서 CCTV와 울타리 등이 설치돼 있는 경계 지역을 넘어 안으로 침투해야 훈련을 시작할 수 있기 때문에 실패하지 않기 위해 모두가 긴장하고 있었다.

 

얼마 후 침입군이 울타리를 넘어 침투하자 역시나 탐지시스템이 작동하고 경보가 울렸다. 발전소 내부에서는 방호비상계획에 따라 기동타격대 출동 지시가 이어졌고, 기동타격대 대원들은 무기(훈련용 MILES장비)를 불출받아 현장으로 출동했다. KINAC 평가원들도 대응 과정을 평가하기 위해 대응군을 따라 무기고와 핵심구역 등 대응 거점으로 이동했다.

 

침투가 탐지된 즉시 한빛원자력본부에는 비상대책본부를 꾸렸다. 최고책임자인 본부장을 필두로 비상대책부본부장, 지원반장, 경계·진압반장, 복구·대응반장 등 관련자들이 하나둘씩 본부에 도착해 상황을 점검했다.

 

이번 훈련을 총괄한 고문성 KINAC 물리적방호실장은 비상대책본부에 누가 언제 도착해 무슨 말을 하는지, 어떤 조치를 취하는지 매서운 눈으로 살피고 평가하기 시작했다. 방호 비상조직 각 구성원의 조치 시간, 보고 체계, 대응의 적절성뿐만 아니라 가까운 군부대 등 외부 유관기관과의 연락까지 평가했다.

 

KINAC 평가원들은 각 대응 포인트에서 상황을 공유하며, 자체 연락체계를 통해 침입군의 이동 상황, 대응군과의 교전 상황을 실시간으로 중계하면서 훈련을 평가하였다. 한편 한빛원자력본부의 비상대책본부에도 그들이 파악한 가상침입군의 이동 경로, 교전 상황이 무전을 통해 계속 흘러들어왔다.

 

KINAC은 자체 중계와 원전 방호비상조직의 대응을 비교하며 한빛원자력본부의 즉각 대응 여부, 조치 상황을 평가했다.

 

발전소 안에서는 거동이 수상한 침입자를 탐지해내고, 상황실에 알리고, 대응 인력을 보내 침입자를 저지하는 한편, 다른 침입자가 있는지 수색하는 상황이 전개됐고 일부 지점에서는 침입군과 대응군 간에 교전도 있었다. 그렇게 정신없는 1시간이 지날 즈음, 가상침입군이 모두 사살(가상)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비상대책본부에서는 추가적인 위협 우려가 없음을 확인하고 훈련 상황을 종료하였다.

 

이어지는 평가, 끝나지 않은 훈련

 

 

다음 날 KINAC 평가원들은 훈련 영상과 GPS 기록을 살피면서 각 위치별로 진행 상황을 재확인했다. 누가 어떻게 행동했는지 사실 그대로를 확인하고, 한빛본부의 관계자 면담을 통해 그렇게 행동한 이유와 역할의 숙지 여부를 재차 점검하며 훈련 결과를 면밀히 평가하였다.

 

훈련 이틀 후에는 KINAC 평가원끼리의 평가가 이어졌다. 각각의 위치에서 본 한빛원자력본부의 행동과 대처를 물리적방호 원칙과 비교하고, 현장에서 융통성 있게 대응한 부분과 우수사항을 교환하며, 미흡한 점이 있을 경우 원인이 무엇인지 추론하고 세세히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어떤 점에서 물리적방호 시스템을 보완해야 하는지 개선 요구사항을 정리했다. 

 

마지막 날 강평에는 한빛원자력본부발전소장, 경영지원실장, 예비군대대, 보안방호팀을 비롯해 원자력안전위원회 지역사무소 사무관 등 25명이 참석했다.

 

KINAC에서는 고문성 물리적방호실장을 비롯해 평가원 전원이 참석하여 훈련에 대한 평가 결과를 요약해 발표했다. 특히 이번 훈련에서 모든 비상조직이 훈련의 목적, 의도에 대해 명확히 알고 있고 초동조치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수행했다고 평가했으며, 시정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개선을 요구했다.

 

훈련의 핵심인 경계진압반의 한수원 구상진 예비군대대 중대장은 “이번 훈련으로 탐지, 지연, 대응 과정에서 개인별로 느낀 점이 많았고 경각심이 올라갔다”라고 밝혔다.

 

석기영 한빛 본부장은 “이번 훈련이 물리적방호 체계를 더욱 강화할 계기가 될 것”이라며 직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훈련 평구 후 개선 요구사항은 사후에 문서로 전달해도 되지만, 늘 훈련 마지막 날 회의를 통해 공유한다. KINAC 최선도 선임연구원은 “물리적방호도 사람이 하는 일이라며, 훈련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제대로 인식을 갖추고 참여해야 훈련도 효과를 발휘할 수 있어, 커뮤니케이션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물리적방호 훈련은 우리나라 핵안보를 든든하게 만드는 노력의 일환이며, 원자력 시설과 KINAC의 노력으로 우리나라의 물리적방호 수준이 한 단계 더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한다.

 

[인터뷰] 고문성 물리적방호실장

 

Q. 이번 훈련의 성과는 어떻게 평가하나?


A. 전반적으로 우수했다고 평가한다. 물리적방호 훈련이 정착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긴 했으나 이번 훈련을 하면서 훈련의 목적과 방향에 대해 사업자가 제대로 인식했다는 판단이 들었다. 향후 훈련에서도 많이 발전할 것으로 보이며 물리적방호 체제를 발전시키기 위해 사업자도 노력할 것으로 기대된다.

 

Q. 이번 훈련의 주안점은 무엇이었나?


A. 원자력발전소 내부에서 이뤄지는 대응을 보려고 했다. 침투하는 방법이나 경로, 시간은 KINAC에서 구성하지만 직접 수행하는 가상침입군은 군인들이다.

 

과거 가상침입군은 일반병으로 구성되어 개인차가 컸고 기존 임무와 병행하다 보니 훈련 준비에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했다. 따라서 침투 시나리오대로 움직이지 못해 외부에서 발각되어 방호구역 내부에서의 대응을 점검하기 힘든 경우가 많았다.

 

이번 훈련에서는 전문적인 훈련을 거친 특전사들로 가상침입군을 구성해 다양한 훈련 시나리오를 구성할 수 있었고, 훈련시 방호구역 내부에서의 대응을 점검할 수 있었다. 특전사들은 훈련에 앞서 대전 KINAC의 핵안보교육시험시설(SETT)을 방문해 사전 회의와 침투 실습도 수행한 바 있다. 그 덕에 대응하는 입장에서도 실제 비상상황처럼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Q. 물리적방호 훈련의 목표는 무엇인가?


A. ‘실제적인’ 비상대응 체계 구축이다. 방호 훈련은 실제로 단계별로 해보는 것이 제일 중요하기 때문에 훈련을 하는 것이다. 비상대응에 있어 훈련이 꽃이라 할 수 있다. 물리적방호 훈련은 2015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4년 차다. 정착기에 돌입하고 있다고 본다.

 

Q. 향후 훈련 계획은?


A. KINAC은 물리적방호에 대한 규제를 수행하고 있다. 방호 기준과 방법에 대해 가장 잘 아는 것이 KINAC이기 때문에 우리가 이끌어 가는 입장이었지만, 앞으로는 사업자가 자발적으로 훈련하고 이끌어 갈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사업자 자체 평가를 늘리고 중장기적으로는 자율권을 부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물리적방호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제고가 바탕이 돼야 하는데, 이번 훈련을 통해 사업자도 많은 것을 느꼈으리라 본다. 이번 훈련이 인식제고의 계기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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