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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인터뷰] 송두한 NH금융연구소장 “농업계의 애플, 구글 길러낸다”

"농식품 특화 기술금융 구축해 혁신기업 육성 뒷받침할 것"
“경제 패러다임 전환 위해선 자본시장 안정화 선행돼야”

 

“김석동 재정경제부 차관이 2008년 농협경제연구소 대표로 취임하시면서 함께 일 하자고 직접 제안하셨어요. 약 2년 후 금융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기셨고, 저는 농협에 남았습니다. 2014년부터 금융연구소장으로 조직을 이끌고 있습니다.”

 

송두한 NH금융연구소장은 1964년 출생으로 미국 필라델피아 템플 대학교(Temple University)에서 경영학 학사, 재무학 석사, 금융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오하이오주 오토바인 대학교(Otterbein University)에서 금융경제학 조교수로 재직 중 2008년 농협경제연구소 거시금융연구 실장으로 자리를 옮기며 처음 농협과 인연을 맺었다.

 

지난 11월 21일 서대문 사옥에서 송두한 NH금융연구소장을 만났다.

 

 

(조세금융신문=취재_이기욱 기자, 사진_김용진 기자) 기술의 변화에 따라 국내 금융산업도 큰 변화를 겪고 있다. IT기술의 발전은 창구 중심의 은행 영업환경을 모바일 중심으로 재편시켰다. 건물 1층만을 고집하던 각 은행 지점들이 2층으로 자리를 옮긴다거나 점포수가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현상은 이에 따른 결과다.

 

대외환경도 만만치 않다. 안으로는 늘어나는 가계부채 리스크 해소를 위해 정부가 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오랜 기간 지속돼온 저금리 정책도 막을 내렸다. 대외적으로는 미·중무역분쟁과 美 기준금리 인상으로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모두 금융사들의 선제적 대응, 리스크 관리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는 이유다. 다른 각도로 보면 각 금융사의 ‘싱크탱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셈이다.

 

NH농협금융지주의 ‘싱크탱크’인 NH금융연구소는 급격한 금융환경변화로 전문적인 금융연구의 필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농협중앙회 산하 농협경제연구소에서 인적 분할된 조직이다.

 

현재 ▲금융의 4차 산업혁명 대응력 제고 ▲농업·금융 연계 글로벌 전략 ▲디지털금융 인프라 구축 등을 주요 전략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조직구성은 크게 두가지 영역으로, 금융관련 연구를 수행하는 ‘금융연구’와 산업전략을 총괄하는 ‘산업분석’으로 구분된다.

 

‘오픈 플랫폼’ 생태계 조성한다

 

“최근 국내 금융산업은 디지털금융을 중심으로 질서가 재편되는 과정을 거치고 있습니다. 인터넷전문은행 등 지점없는 은행과의 경쟁을 넘어 핀테크기업 등 이종 산업과도 경쟁하는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농협금융은 핀테크기업과 상생할 수 있는 ‘오픈플랫폼’ 생태계 조성에 적극 나설 것입니다.”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농협만의 차별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국내 금융기관들은 지분투자와 인수합병, 전략적 제휴, 모바일 탑재 등 다양한 형태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농협금융 역시 국내 선진 농업 기술과 연계한 농업금융으로 차별성을 모색할 방침이다. 이미 조합원수 3000만명에 달하는 중국 공소그룹과 협업해서 농업금융과 유통, 판매 등 사업을 진행 중이다.

 

“기술금융 패러다임 변화 선도할 것”

 

은행 중심의 금융시스템이 가지고 있는 대출 의존의 구조적 한계는 ‘기술금융’을 통해 극복할 계획이다.

 

기술금융 활성화는 금융업 구조개선 뿐만 아니라 신산업 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과도 깊은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다만 송 소장은 대출 일변도의 기술금융 관행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의 기술금융은 대부분 기술보증기금 등에서 기업이 보증서를 끊어오면 은행이 대출을 지원해주는 방식이다. 이같은 은행 중심의 금융시스템에서는 보유 기술을 담보로 자금을 지원해주지만 결국 대출의 한 종류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송 소장은 미국의 경우 은행이 아니라 자본이 중심이기 때문에 절반 정도는 대출이 아닌 투자 형식으로 기술금융이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했다.

 

송 소장은 “자본관리가 필요할 때는 자본을 투입하고, 성장이 필요할 때는 융자로 자금을 지원해주는 맞춤형 기술금융이 돼야 한다”며 “우리도 기업의 생애주기나 자금수요, 국면에 따라서 투·융자를 섞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소장은 이를 위해 기술보증기금 중심의 평가, 지원 시스템에도 개선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현행 시스템에서는 농업이나 광업, 제조업 등 산업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평가가 일괄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맞춤형 금융지원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기술금융을 위해서는 은행채널과 보증지원, 기술평가 기관 등이 있어야 한다. 특히 이 3가지 영역의 유기적 협업으로 제조업 전문, 또는 농업 전문 등 각 산업별 기술금융 체제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게 그의 제안이다.

 

“농림축산식품부 등의 협조가 있어야겠지만, 개인적으로 농식품 분야 특화 기술금융 체제를 구축하고 싶습니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술 농기업, 혁신 농기업, 첨단 농기업들을 길러내는 메카를 만드는 겁니다. 농업의 기술가치가 정교하게 평가될 수 있는 시스템만 갖춰진다면 농업분야에서도 애플이나 구글 같은 기술 메이저가 탄생할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금융소득 안정시켜야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늦게 금리인상 국면에 접어들었다. 대외금리차 확대에 따른 자본 유출 압력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자본유출 충격은 향후 시간차를 두고 수출, 내수, 자영업 등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최근 시장에서 대두되고 있는 경제위기론, 특히 '금리'와 연관된 부분에 대한 우려는 대략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

 

송 소장은 시장의 분석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대신 “올 한해 각종 경제지표들의 추이를 보면, 정부가 보다 구체적인 대책을 빨리 내놓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애둘러 답했다.

 

대신 그는 가계부채의 도화선으로 여겨지고 있는 자영업 이슈를 꺼내들었다. 주력 제조업의 산업구조 변화와 중소기업 경쟁력 약화 등으로 자영업 쏠림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만큼, 자영업의 체질과 구조개선을 위한 정책이 추진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송 소장이 자영업 구조개선을 위한 정책으로 ▲신규 진입 감소 유도 ▲상가 임대료 환원, 프랜차이즈 소득 분배 등 이익구조 개선 ▲업황분석, 판로매칭 등 오픈 플랫폼 지원 등 3가지 방향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자본시장 안정화 방안도 제시했다. 국민들이 소득을 ‘장기간’, ‘안정적’으로 늘리기 위해서는 당장의 근로소득도 중요하지만 금융소득의 지속가능성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의견이다.

 

“미국의 경우 한 종목의 주식을 가지고 있으면 시간이 갈수록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추이를 보입니다. 하지만 국내 증시는 일주일 만에 반토막이 나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입니다. 국민들의 소득이 안정적으로 늘어나기 힘든 구조입니다.”

 

송 소장은 자본시장 안정화를 위한 개선책으로 ▲공매도 부분적 폐지 ▲증권거래세 투자기간별 차등 부과 등을 제안했다.

 

공매도 제도는 현재 주식시장의 최대 문제점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상대적으로 자금과 정보에서 우위에 있는 기관 또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투기적 시세조정을 목적으로 공매도를 시행할 경우 개인투자자들은 막대한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투기적 시세조종으로 인해 증시는 급등락을 반복하게 되고 일반 국민들의 금융자산을 통한 소득 증대는 안정적인 ‘우상향’ 곡선을 따라갈 수 없게 된다.

 

다만 글로벌 투자자들이 시장하락 시에 자금을 운용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한다는 장점도 있다. 때문에 송 소장은 시세조종이 불가능한 ‘KOSPI200’ 정도에만 공매도를 허용을 하고 나머지 종목에 대해서는 공매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증권거래세 폐지와 관련해서는 ‘차등 부과’ 방안을 제시했다. 투자기간을 1개월, 6개월, 1년 단위로 구분해 거래세를 다르게 받는 방식이다. 장기투자 자본의 경우 거래 비용을 줄여주는 대신 단기투자 자본은 높은 거래세를 부과해 투기성 자본을 걸러내는 것이다.

 

“국민들이 금융자산, 주식을 통해 안정적이면서 장기적으로 소득을 늘리고 부를 증가시킬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합니다. 자본시장 안정화가 선행돼야 비근로 부문소득이 좋아지고, 소득주도 성장의 기반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MINI INTERVIEW  은퇴 후 꿈은 ‘선생님’

송두한 NH금융연구소장의 어릴 적 꿈은 ‘야간 학교 선생님’이었다. 그의 눈에는 학창시절 배움의 기회를 놓친 노동자들을 위해 헌신하는 야학 선생님들의 모습이 그 무엇보다 높게 보였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배움’이 필요했고, 낯선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16년을 미국에서 보냈습니다. 이국에서의 학사, 석사, 박사 과정은 시련의 연속이었습니다. 생계를 위해 동네 편의점이나 술집에서 새벽까지 일하고 노숙을 밥 먹듯이 했습니다. 돌이켜보면 살아남는 것 자체가 목적일만큼 어려운 시절이었지만 단 한 번도 학업에 대한 열정과 치열함을 버린 적은 없었습니다.”

 

박사를 마치고 난 송 소장은 오하이오주 오토바인(Otterbein University) 대학교에서 금융경제학과 조교수로 부임해 꿈에 그리던 가르침의 길로 들어섰다. 개교 이래 150년 동안 한국인 교수가 한 명도 없었던 탓에 부임과 동시에 유명인사가 됐다.

 

“지금도 가끔 몸담았던 대학교를 지나칠 때면 그 시절 학생들과 동료 교수들의 정겨운 추억들이 스쳐지나갑니다.”

 

짧은 교수 생활을 중단하고 농협에 들어온 송 소장도 어느덧 조금씩 은퇴를 생각하는 시점에 도달했다. 그는 은퇴 이후 못 다 이룬 어릴 적 꿈을 쫒을 예정이다.

 

“연구소 내부출신으로 연구소장을 역임한 선례를 남긴 것만으로도 후배들을 위한 소임은 어느정도 했다고 생각합니다. 치열한 금융현장에서 오랜 세월을 보내다 보니 은퇴 후에는 경제학자로서의 삶을 살고싶은 소박한 소망이 있습니다. 고향으로 돌아가 멋진 교과서도 쓰고, 동네 학술대회에서 논문도 발표하고 싶습니다. 특히 야학선생님으로 후학도 양성하면서 소박한 꿈을 이루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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