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방영석 기자) 보험계리사 대다수가 대형사에 소속돼 있어 중소형 보험사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IFRS17 도입 등에 대비하기 위해 계리사 채용이 나서고 있지만 시험 합격자 수가 줄어든데다 합격자들을 대형사가 독식하고 있는 쏠림 현상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중소형사의 계리 역량 확보의 어려움은 차츰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12일 금융감독원의 ‘보험사 계리사 보유현황’에 따르면 작년 말 보험업계가 보유한 계리사는 총 976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 920명 대비 56명 증가했다.
보험업계는 회계기준 변화를 앞두고 회계 시스템 개편은 물론 보험 상품을 개발하는 계리 업무를 담당할 보험계리사 채용에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다.
그러나 계리사 자격 요건 강화에 따라 신규 계리사 영입이 줄어들고 보험사 또한 수익성 강화를 위해 사업비를 감축하면서 실제 계리사 확보에는 보험사별로 격차가 그게 벌어졌다.
자본이 상대적으로 많은 대형사와 중소형사의 인력 수급 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는 것.
실제로 이 기간 소속 계리사가 100명이상인 보험사는 삼성생명(126명)과 삼성화재(128명)이 유이했다. 보험업계 1위사를 제외하곤 모든 보험사가 계리 인력 수급에 어려움을겪고 있었던 셈이다.
이는 삼성 계열 보험사를 제외한 대형사들도 피해가지 못했다. 생명보험업계의 경우 대형사인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이 보유한 계리사는 각각 55명과 63명으로 양사 보유 계리사는 삼성생명 1개사에 미치지 못했다.
손해보험업계도 상황은 동일했다. 손보업계 빅 4 대형사 중 삼성화재를 제외한 손해보험사들의 보유 계리사는 현대해상(62명), DB손보(63명), KB손보(51명) 등으로 집계돼 삼성화재의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수치를 보였다.
더욱 큰 문제는 이 같은 계리사 쏠림 현상이 대형사를 벗어나면 더욱 심각하다는 것이다. 생보업계와 손보업계 중 대형사 7개가 보유한 계리사는 총 548명으로 작년 말 기준 이들이 보유한 계리사 비중은 56.1%에 달했다.
전체 39개 보험사 중 17.9%에 불과한 7개 대형사가 계리사 대다수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신규 계리 인력 수급이 날로 줄어들면서 중소사들은 계리인력 수급 고민이 점차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신규 계리사 또한 상대적으로 처우가 좋은 대형사에 취직하는 것을 선택하고 있는 만큼 중소사가 계리인력을 수급할 마땅한 대안이 없는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회계기준 변화에 대비해 시스템을 구축하고 계리사를 채용해야 한다는 사실은 모든보험사가 알고 있지만 이를 모든 보험사가 실제로 달성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타 산업권과 계리사 채용 경쟁을 펼치고 있는데다 보험업계에 유입되는 계리사 또한 처우가 좋은 대형사 위주로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형사 사이에서도 보유 계리사가 두 배 이상 차이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중소 보험사는 신규 계리인력을 채용하는 것 자체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내부 계리인력 육성에도 한계가 뚜렷한 만큼 이를 해결할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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