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사망원인 미상이라 사망보험금 지급이 안된다고요?

2020.03.21 16:53:10

한규홍 손해사정사의 보험 바로 알기

 

(조세금융신문=한규홍 손해사정사) 사망보험금은 여러 종류가 있다.

 

대표적으로 외부요인에 의한 사망을 보상하는 상해사망보험금, 재해사망보험금이 있으며 질병으로 인한 사망 시 지급하는 질병사망보험금, 교통사고를 직접원인으로 사망한 경우 보상하는 교통상해(재해)사망보험금, 암을 직접원인으로 사망한 경우 지급하는 암사망보험금 등 다양한 종류의 보험들이 판매되고 있다.

 

사망의 원인인 직접사인, 간접사인 등을 따지지 않고 사망사실 자체를 보상하는 보험도 있지만 보험계약에서 정한 특정한 원인(예: 상해사고, 재해사고 등)으로 사망에 이르게 되었을 때 지급하는 형태의 보험들이 일반적이다.

 

사망사건들을 보면 사망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는 유형도 있지만 사인을 추정하기 어렵거나 특정지을 수 없는 경우, 부검 시행 후에도 정확한 사망원인을 알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특정한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 사망보험금은 보험약관에서 정한 지급사유를 충족해야 한다. 그러나 원인 미상의 사망사고의 경우 보험금 지급 요건이나 보상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 상태로 청구하여 보험회사가 사망보험금의 처리를 거부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보험금 지급 사유의 여러 요건에 대한 입증책임은 보험금 청구자에게 있다. (대법원 2010.05.13 선고 2010다6857 판결 등)

 

피보험자가 가입한 사망보험금의 지급사유는 유족 측 또는 청구자 측에서 입증을 해야 하는데 사망원인이 미상인 경우에는 구체적인 보험금의 지급사유를 입증하기 어렵다.

 

또한 보험에서의 보상하는 사망원인이 아닌 다른 원인으로 사망에 이르게 되었을 가능성이 있는 사례들은 보험회사의 사망보험금 부지급 처리의 근거가 되고 있다.

 

사례를 살펴보자.

 

피보험자 A씨는 술을 많이 마시고 대리운전을 불러 집으로 귀가하였다. 자택 근처에 도착 후 술에 취해 깨어나지 못한 상태에서 며칠 뒤 변사체로 발견되었다.

경찰서에서는 타살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여 사망원인을 밝히기 위한 부검까지 실시했지만 여름철 일어난 사고로 시신이 부패하여 정확한 원인을 밝히지 못한 사건이 종결되었다. 우발적인 외래의 사고에 해당한다는 판단 하에 A씨의 유족들은 보험회사에 재해사망보험금을 청구하였다.

보험회사에서 사건기록 확인 결과 재해사고는 확인할 수 없고 재해사고를 직접적인 원인으로 사망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으며 질병이나 만취에 의한 사망의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한다는 판단 하에 재해사망보험금 처리를 거부하였다.

 

피보험자 B씨는 가족에게 우울하다고 하면서 바람을 쐬기 위하여 산행을 나갔는데 실종되었으며 약 1년이 지난 후 백골사체로 발견되었다. 경찰은 타살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하여 수사를 진행하였고 B씨의 유족들은 추락사로 추정된다는 수사결과를 토대로 상해사망보험금을 청구하였다.

보험회사는 등산로가 아닌 곳에서 추락이 발생하였고 망인이 우울함을 호소하며 산행을 나간 사실이 확인되어 자살의 가능성이 충분히 존재하는 사건으로 판단하였다. 보험회사는 망인의 추락사가 고의에 의한 보험사고에 해당한다며 상해사망보험금의 지급을 거절하고 채무부존재확인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사망원인이 미상이거나 불상인 경우 상기 사례처럼 사망보험금 분쟁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다.

 

원인이 정확하게 판정되지 않은 사망 사례의 경우 다양한 해석과 판단이 존재할 수 있으며 유족과 보험회사의 입장은 다르다.

 

상기 두 사례를 보면 부검 후에도 사인불명으로 판단되어 재해사고나 재해사망의 지급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사례와 추락사로 추정되는 사망사고에서도 망인의 우울함, 사고장소가 등산로가 아님을 이유로 고의에 의한 사고로 주장한 사례이다.

 

추정되는 사망원인이 특정한 보험금 지급 사유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이더라도 반대 증거나 보상하지 않는 사유로 발생하였을 가능성이 있다면 보험사는 부지급 처리를 하고 있다.

 

사망원인이 불확실한 청구 건은 청구자에게 유리한 내용만을 주장하여 청구하기보다는 보험금 지급사유의 해당여부에 대한 객관적인 판단과 분석이 필요하며 충분한 증명이 준비된 상태에서 사망보험금 청구를 진행해야 한다.

 

확실한 사망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망인에게 추정되는 원인이 사망보험금의 부지급 사유에 해당할 가능성을 현저히 줄이는 증명을 준비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사망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고 하여 무조건 사망보험금의 부지급 대상이 될 수 없다. 충분한 증명을 통해 청구한다면 원인미상의 사망사례라고 하더라도 특정한 사망보험금의 지급사유가 될 수 있다.

 

 

[프로필] 한규홍 한결손해사정 대표
 •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경영학 석사
 • 금융소비자원 서울센터장
 •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손해사정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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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규홍 손해사정사 hksons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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