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최주현 기자) 한·미·일 재무장관들은 17일(현지시간) "최근 원화와 엔화의 급격한 평가절하에 대한 한국과 일본의 심각한 우려를 인지했다"고 입을 모았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은 이날 미국 워싱턴 D.C. 재무부에서 열린 첫 3개국 재무장관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3국 재무장관은 "우리는 기존 주요 20개국(G20)의 약속에 따라 외환시장 진전 상황에 대해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며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과 금융 안정, 질서 있고 잘 작동하는 금융시장을 촉진하기 위해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달러 대비 원화와 엔화의 가치 하락이 지속된 데 대한 우려를 3국이 공유한 것이란 분석인데, 미국 금리 인하 시점이 예상보다 미뤄질 것이라는 전망과 중동 불안에 따른 위험 회피 심리 등으로 한일 양국의 통화는 지속해서 약세를 보이고 있다.
3국 재무장관은 이어 "우리는 공급망 취약성과 핵심 부문의 경제적 강압과 과잉생산 등 다른 국가의 비시장 경제 관행이 우리 경제에 미칠 수 있는 피해를 극복하기 위한 공조의 중요성을 강조한다"고 밝혔다.
공동선언문은 과잉생산의 주체로 중국을 직접 거론하지 않았지만, 최근 중국을 방문한 옐런 장관은 중국의 과잉생산 문제를 지속해 제기한 바 있다.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탄력적인 공급망 확대, 경제적 강압 대응, 제재 회피 방지 등 지역과 세계적으로 공유하는 핵심 목표에서 우리의 협력을 더 심화할 공간을 본다"며 말했다.
옐런 장관은 '중국'을 직접 거명하진 않았지만 '경제적 강압' 언급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관련 한국에 대한 보복 조치와 같이 외교·안보 등 관련 목표를 이루기 위해 경제적 제재 수단을 활용하는 중국의 행동을 지적한 것으로 해석된다.
스즈키 일본 재무상은 "국제 상황이 작년 8월 한미일 정상회의 이후 북한의 계속된 무기 시험과 중동의 긴장 고조를 포함한 도전들 때문에 더욱 복잡해졌다"며 "3국의 긴밀한 협력이 점점 더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이번 재무장관회의는 작년 8월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의 후속 조치다. 당시 윤 대통령과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일본 총리는 3개국 재무장관회의를 신설키로 합의했었다. 한미, 한일 등 양국 차원에서 이뤄지던 금융·외환 협력을 3국 차원에서 발전·확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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