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체크] 서울국세청 조사4국장 …'불거진 기수역전 가능성'

2021.06.24 15:24:38

현 정부 거치며 다양한 지역 발탁 회귀
김대중 정부 이후 단 한 명도 호남발탁 없어
행시 39회 최재봉, 40회 안덕수‧김국현 주목
41회 신희철‧민주원‧윤영석, 40회보다 먼저 서울국세청 입성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국세청의 힘은 세무조사에서 나온다. 그 핵심은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다. 기수 서열이 엄격한 국세청이라지만, 서울국세청 조사4국장직은 주로 능력주의로 운영해왔다. 돈과 관련된 민감정보를 쥐고 있는 부서이기 때문이다. 다만, 능력만이 결정요인은 아니다. 서울국세청 조사4국장 하마평을 살펴봤다.

 

 

서울국세청 조사4국장은 가장 특별한 국세청 2급 국장 보직 중 하나다.

 

‘큰 건’을 맡는 데다 직접 경제 관련 정보를 수집하는 정보부서 기능도 있는 탓인데, 독자적 정보망을 통해 검찰, 경찰, 금융감독원 금융정보분석원 등 다양한 외부 정보를 수집한다. 본부 역외탈세정보담당관을 제외하고 가장 정보가 확실한 곳으로 꼽힌다.

 

 

기준 1. 능력

 


현 서울국세청 조사4국장인 오호선 국장(경기 화성, 수성고) 인사에 대해선 뒷말이 없다. 뒷말은 안 될 인물이 갈 때 나온다.

 

그는 2014년 7월 국세청 본부 역외탈세정보담당관에 자원했고, 2017년 3월까지 2년 9개월여간 근무하며 4급 서기관에서 2급 고위공무원으로 두 단계 승진했다.

 

한 보직에서 한 차례 승진하면 보직을 옮기는 게 국세청 상례지만, 본부 역외탈세정보담당관은 예외다. 본부 역외탈세정보담당관은 ‘정보담당관’이란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 보안이 생명이며, 담당관 개인은 정보에 대한 본능적 직감 등 매우 특수한 재능을 요구받는다.

 

때문에 한 번 배치되면 2년6개월 이상 직을 수행하며, 2015년 7월 개방형 직위에서 국세청장 인사권 대상이 된 후에도 고위공무원 승진이 보장된 대신 장기보직으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오호선 국장은 일찍이 정보분석관으로서 재능을 주목받았는데, 책략과 전략적 사고가 탁월한 한상률 전 국세청장의 의중을 유일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고 한다.

 

오호선 국장은 역외탈세정보담당관 직에서 떠난 후 부산국세청 조사2국장, 중부국세청 조사1국장, 서울국세청 국제거래조사국장을 차례로 거치며 서울국세청 조사4국장에 올랐다.

 

특히 국제거래조사국장의 경우 주요 대기업의 해외계열사 사건을 조사하는 임무를 맡고 있으므로 역외탈세(본부 역외탈세정보담당관)-대기업 국제조사(서울국세청 국제거래조사국장)-탈세범칙조사(서울국세청 조사4국장)로 이어지는 오호선 국장의 보직경로에서 중요한 중간 경유지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서울국세청 조사4국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들의 경우 모두 쟁쟁하기는 하나, 오호선 국장처럼 다른 경쟁자들을 압도할 수준의 인물은 나오지 않고 있으며, 기수 서열이나 지역 안배 등의 문제가 있기에 다수의 의견이 분분하다.

 

 

기준 2. 신뢰

 

정보가 민감한 이유는 그 진실 여부 때문이 아니다. 정보는 입수 사실 자체보다 정보에 대한 해석과 판단이 월등히 중요하다. 섣부른 정보를 믿었다가 낭패를 겪을 수 있으며, 역으로 허위정보를 경계하다가 상황을 오판하기도 한다. 판단력은 조직의 성공과 직결되며, 실패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비극이 될 수도 있다.

 

2008년 수립된 이명박 정부는 철저히 새누리당의 지지기반인 TK 지역 인사들을 서울국세청 조사4국장에 배치했다. 행시 선임 기수 내 마땅한 인물이 없다면 비고시라도 발탁했다. 행시 28회 김연근(경북상주, 서울 선린상고), 행시 28회 임환수(경북 의성, 대구고), 9급 공채 하종화(경북 청도, 대구상고), 7급 공채 이승호(경북 청도, 대구 농림고)가 차례로 이름을 올렸다.

 

2013년 출범한 박근혜 정부도 새누리당 정부였지만, 첫 번째 조사4국장으로 경기 화성 출신의 한승희 국장(경기 화성, 고려대사범대학부속고)을 기용했다. 한승희 국장의 선배나 동기 가운데 대구 출신 인사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한승희 국장은 국세청 조사국에서 길러낸 기린아였고, 그는 문재인 정부 초대 국세청장에까지 올랐다. 한승희 국장 다음에는 영남권 출신 행시 36회 인재들이 발탁됐다. 임경구(경남 산청, 대구고), 유재철(경남 산청, 진주 동명고) 등 영남권 유력고등학교 출신자들이 연이어 올랐다.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서울국세청 조사4국장의 출신지는 다채로워졌다는 점이다.

 

행시 38회 임광현(충남 홍성, 서울 강서고), 행시 37회 임성빈(부산, 경남고), 행시 38회 김동일(경남 진주, 진주 동명고), 행시 39회 오호선(경기 화성, 수성고) 등이 이들이다.

 

반면, 호남에서는 단 한 명도 서울국세청 조사4국장에 발탁되지 않았다. 전직 국세청 관계자들은 일부 예외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호남 출신은 조사국 주요 보직 경로를 거칠 기회를 자주 부여받을 수 없었다고 전한다. 2015년 1월 국세청 본부 조사국 조사1과장에 전남 순천 출신 남판우 씨가 임명되면서 국세청 스스로도 이례적인 탕평인사라고 보도자료를 냈다.

 

능력과 신뢰로 평가받는 서울국세청 조사4국장이지만, 엄격한 기수서열의 논리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눈예 띄는 예외는 행시 37회 선배인 임성빈 국장보다 먼저 서울국세청 조사4국장에 임명된 행시 38회 임광현 국장의 사례 정도인데 이것도 기수서열에서 벗어난 인사는 아니다.

 

임성빈 국장보다 후배가 먼저 발탁된 직접적 이유는 2016년 12월 임성빈 국장이 임기가 고정된 개방형 직위인 국세청 본부 감사관에 지원했기 때문이었다. 개방형 직위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1년 6개월 정도의 임기를 수행한다. 2017년 7월 서울국세청 조사4국장 인사가 이뤄졌는데 임성빈 국장은 감사관 임기에 걸려 이동할 수 없었다.

 

임성빈 국장 스스로 보직을 제한한 셈인데, 그가 구체적으로 본부 감사관을 지원한 이유에 대해 밝힌 바는 없다.

 

다만, 국세청 사람들은 임성빈 국장의 선택을 현명한 선택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2016년 12월 탄핵 정국이 몰아치고 있었지만, 정말로 대통령이 물러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임성빈 국장은 정권이 바뀐다면 가장 먼저 발탁될 만한 인재로 주목됐다. 노무현 정부까지 촉망받았던 인물이었으나, 이명박 정부 이후 어려움을 겪은 인물이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당시 국세청장은 ‘최장수 국세청장’으로 권위가 높았던 임환수 국세청장이었다. 임환수 국세청장 입장에서는 주변 정세가 어찌 됐든 조직 안정을 최우선이었고, ‘요주의 인물’인 임성빈 국장은 스스로 ‘고정석’인 감사관에 지원해 임환수 국세청장의 고민을 덜어 주었다.

 

덕분에 행시 38회 후배인 임광현 국장이 서울국세청 조사4국장에 먼저 임명됐고, 임성빈 국장은 본부 감사관 임기가 끝나자마자 서울국세청 조사4국장이 됐다.

 

 

기준 3. 경쟁자들

 

서울국세청 조사4국장 인사는 얼핏 지역색을 타는 듯하지만, 기수 내 경쟁자 유무나 임명 대상자의 개인기 등 종합적인 고려가 반영된다. 국세청 관계자들은 단기간 내 쌓아 올리는 자리는 결코 아니며, 공무원 인생 전반을 통틀어 항상 노력해왔는지, 그중에서도 과장 시절 얼마나 인정받는 인재였는지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된다고 말한다.

 

현 상황에서 차기 서울국세청 조사4국장의 가능성을 예단하기 어렵다. 행정고시 기수별 인원이 급팽창했기 때문이다. 행시 39~41회 인원은 20여명에 가깝다. 기수별 한 명씩 정도 서울국세청 조사4국장을 맡을 수는 있지만, 행시 41회 인사들이 행시 40회보다 먼저 본부나 수도청인 서울국세청에 진입하면서 변수가 많아졌다. 한승희 전 국세청장의 경우 행정고시 선배들을 제치고 서울국세청 조사4국장에 오른 전례가 있다. 일반화 할 수는 없지만, 능력에 따른 변수를 어느 정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는 내부관계자의 전언이다.

 

행정고시 기수별 차기 서울국세청 조사4국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들은 다음과 같다.

 

행시 39회에는 박재형 개인납세국장(대전, 서울 인창고), 정재수 전산정보관리관(경북 김천, 대구 성광고)은 국세청 본부에 진입했는데 이 둘이 서울국세청 조사4국장 후보로 거론되는 경우는 드물다. 임성빈 현 부산청장이 본부 감사관에서 서울국세청 조사4국장으로 이동한 전례는 있으나, 앞서 설명했듯 복잡한 정세 때문에 발생한 예외에 해당한다.

 

따라서 행시 39회에서는 최재봉 서울국세청 조사2국장(전북 익산, 남성고)에게 기회가 있다. 그는 전북 익산 출생이자 익산의 명문고 남성고 출신의 유일한 행시 39회 호남주자다. 최재봉 국장의 모교인 남성고는 전주고와 더불어 전북의 명문고 맞수로 거론된다.

 

현 정부에서 호남출신들은 다양한 주요요직에 배치됐지만, 서울국세청 조사4국장과는 유독 연이 없었다. 김대중 정부 시절 서울국세청 조사4국 기능을 하던 서울국세청 조사2국장을 손영래 씨(전남 보성, 전 국세청장) 담당했고, 이후 전주 출신의 유학근 서울국세청 조사4국장이 임명된 후 호남에서는 단 한 명의 서울국세청 조사4국장이 나오지 못했다.

 

그는 2014년 7월 본부 조사국 국제조사과장으로 임명돼 한승희 당시 본부 조사국장 밑에서 근무했다. 다만, 서울국세청 국제거래조사국장을 놓친 것이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행시 37회에서 전주고 출신의 김명준 전 서울지방국세청장(전북 부안, 전주고)은 서울국세청 국제거래조사국장을 본부 기획조정관, 본부 조사국장을 거쳤다.

 

그렇지만, 임광현 현 서울지방국세청장은 서울국세청 조사2국장을 하다 서울국세청 조사4국장으로 발령받았고, 노정석 현 본부 조사국장은 서울국세청 조사2국장 출신이기에 반드시 약점이라고 예단하기는 어렵다.

 

행시 40회는 영남의 안덕수 중부국세청 조사1국장(부산, 부산 용인고)과 호남의 김국현 중부국세청 조사2국장(전남 여수, 대전고)이 맞수로 꼽힌다. 이경열 부산국세청 성실납세지원국장(전남 보성, 조대부고)도 행시 40회 동기지만, 여러모로 출발이 아쉽다는 평가다.

 

김국현 국장의 경우 서울청 국제조사관리과장, 국세청 조사기획과장을 거쳤고, 안덕수 국장의 경우 본부 자산과세 관련 부서와 세원정보과장을 거쳤다.

 

김국현 국장의 경우 국세청 차장 비서관을 맡은 바 있으며, 2013년 4월 본부 조사국 조사기획과장에 배치돼 거의 2년간 근무했다. 믿을 만한 인재는 맞다. 아쉬운 점은 모셨던 상관들과 접점이 길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영기 본부 조사국장(경북 구미, 세무대 1기)은 임명 9개월 후 명예퇴직을 했고, 후임 원정희 조사국장(경남 밀양, 군특채)과 한승희 조사국장은 반년 정도의 짧은 기간 스치고 지나갔다.

 

안덕수 국장의 경우 본부 생활을 김국현 국장보다 1년 늦게(2015년 1월) 본부생활을 시작했다. 부이사관 승진도 반년 정도 늦었지만, 고위공무원 승진은 김국현 국장보다 반년(2018년 7월)이 빨랐다. 안덕수 국장은 서울국세청 조사4국을 경험한 바 있다.

 

안덕수 국장은 국세청 본부 조사국 세원정보과장을 역임(2017.4~)했는데 차기 국세청장으로 주목되던 김현준 본부 조사국장의 보좌진 중 한 명이었다. 그가 모셨던 김현준 조사국장은 국세청장이 됐고 은퇴 후 차기 수원시장 출마를 권유받았으나, LH사태의 소방수로 소환됐다. 김현준 국장의 수성고 동문이 오호선 현 서울국세청 조사4국장이다.

 

서울국세청 조사4국은 주로 기업조사를 담당하는데 안덕수 국장이 담당하는 중부국세청 조사1국은 기업조사이고, 김국현 국장의 중부국세청 조사2국은 개인조사를 담당한다.

 

행시 41회 중에서는 신희철, 민주원, 윤영석 국장이 행시 40회 선배들보다 먼저 서울국세청에 진출했다. 유력한 차기 국세청장 후보 중 한 명인 임광현 서울지방국세청장의 고려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는 미지수다.

 

행시 41회 신희철 서울국세청 국제거래조사국장(전북 정읍, 전북 상산고, 서울대 경영)은 서울대 제조기라고 불리는 상산고 출신 인물이다. 서울국세청 국제거래조사국장은 대기업 조사의 핵심실무부서 중 하나이고, 서울국세청 조사4국장으로 이동하는 관문 보직 중 하나로 꼽힌다. 과장시기 그의 보직경로는 세무조사와 큰 접점이 없었음에도 지난 1월 일약 서울국세청 국제거래조사국장에 배치되면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다.

 

행시 41회 민주원 서울지방국세청 성실납세지원국장(서울, 서울 영일고)은 행시 40회 안덕수 국장 뒤를 이어 본부 조사국 세원정보과장을 맡은 바 있다. 그가 현재 담당하는 성실납세지원국장은 개인납세와 법인납세를 전부 담당하며, 서울지방국세청장 부재 시 그 기능을 대리하는 서울국세청의 수석 국장이기도 하다. 서울국세청 조사4국 조사관리과장에 임명된 바 있는 등 41회 주요 주자로 지목되고 있다.

 

민주원 국장의 영일고 동문이자 행시 41회 동기인 윤영석 서울국세청 송무국장(전남 함평, 서울 영일고)은 65년생으로 다른 두 국장보다 시간이 다소 촉박하다. 2017년 1월부터 1년 반가량 국세청 본부 운영지원과장 자리를 맡아 지근거리에서 당시 국세청장이던 한승희 전 국세청장을 보좌했다. 임환수 전 국세청장 시기에 차세대 국세행정시스템 구축, 본부 법인세 과장 등을 거치며 성장했다.

 

이밖에 행시 41회 김지훈 국세청 소득자료관리준비단장(전북 김제, 전주 영생고)도 인물로 꼽히지만, 전국민 고용보험 도입으로 본부에 긴급 발탁되면서 운명의 궤도가 바뀌었다.

 

양동훈 중부국세청 조사3국장(전남 강진, 환일고), 박해영 부산지방국세청 조사2국장(경남 사천, 진주 대야고), 심욱기 국장(헌법재판소 파견, 서울, 한영고), 이승수 국장(국립외교원 파견, 서울, 영동고)과 과장급 중 이성진, 정용대, 한창목 과장 등은 아직 행시 41회의 시간이 남은 만큼 여유를 두고 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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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주 기자 ksj@tf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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