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VS 제조사, 전자담배 유해성 논란 '재점화'

2018.06.07 17:57:20

식약처 "궐련형전자 담배가 덜 유해하다는 근거 없다"
제조사 "배출총량 단순비교 오류, 발암물질 대폭 감소"

(조세금융신문=박가람 기자) 수면아래 잠행 중이던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 논란이 재점화됐다. 일부 궐련형 전자담배에서 유해물질인 타르가 일반 담배보다 더 많이 검출됐다는 식약처의 유해성 분석결과가 발표되자 전자담배 제조사들이 일제히 반박에 나선 것. 

 

식약처는 국내 판매중인 궐련형전자담배의 배출물에 포함된 니코틴, 타르 등 11개 유해성분을 분석한 결과, 일반담배와 마찬가지로 포름알데히드‧벤젠 등 인체발암물질이 검출되었다고 7일 발표했다.

 

궐련형 전자담배 유해성 분석 대상은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iQOS) 앰버, 브리티쉬 아메리칸 토바코(BAT)의 글로(Glo) 브라이트토바코, 케이티엔지의 릴(lill) 체인지로 3개 회사의 궐련형전자담배 제품 중 한 개 모델씩을 선정해 각각 분석했다.

 

신호상 시험분석평가위원회 위원장(공주대 환경교육학과 교수)는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국제적으로 공인된 분석법이 없어, 일반담배 국제분석법인 ISO법과 HC(Health Canada)법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궐련형전자담배 1개비를 피울 때 발생하는 배출물에 포함된 유해성분 중 11개성분의 함유량을 ISO 법으로 분석한 결과, 3개 제품의 니코틴 평균함유량은 글로 0.1mg, 릴 0.3mg, 아이코스 0.5mg 순으로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판매량 상위 100개 제품의 일반담배 니코틴 함유량은 0.01~0.7mg인 것에 비쳐보면, 궐련형 전자담배의 니코틴 함유량은 일반담배와 유사한 수준이다. 타르의 함유량은 1개 제품은 시중에 많이 유통되는 일반 담배와 유사하지만, 2개 제품은 더 높게 나타났다.

 

식약처는 "궐련형전자담배 2개 제품의 경우 타르의 함유량이 일반담배보다 높게 검출되었다는 것은 궐련형전자담배가 일반담배와 다른 유해물질을 포함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WHO 등 외국 연구자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궐련형전자담배가 일반담배보다 덜 유해하다는 근거는 없다"고 밝혔다.

 

반면, 실제 흡연자의 습관을 고려해 흡입부피, 흡입빈도 등이 강화된 HC법을 적용했을 때는 전자담배의 유해성분 평균 함유량은 ISO법보다 1.4배에서 6.2배가량 높게 나타났다.

 

특히 궐련형전자담배에도 벤조피렌, 벤젠 등 인체발암물질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돼, 궐련형전자담배도 일반담배와 마찬가지로 암 등 각종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는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보다 덜 해롭다는 기존의 정보를 뒤집는 발언이다. 이와 관련 한국필립모리스는 지난해 11월 자사의 아이코스 유해성이 시중담배보다 90%나 적다는 자체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한국필립모리스 측은 7일 이번 조사결과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공식입장을 내놓았다.

 

회사측은 "일반담배의 연기는 구성성분이 질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배출총량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궐련형 전자담배의 타르 함유량을 측정하고, 이를 기준으로 일반담배와의 유해성을 비교한 식약처의 평가는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타르는 담배연기에서 물과 니코틴을 뺀 나머지를 지칭하는 것으로, 특정한 유해물질이나 성분이 아니다"면서 "증기와 연기는 구성성분이 질적으로 달라 배출총량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으며, 배출물의 구성성분과 각 유해물질의 배출량을 비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BAT코리아도 "이번 식약처의 분석 결과는 기존의 궐련형 전자담배 유해성 감소 결과를 다시 한번 입증한 것"이라며 "궐련형 전자담배는 연기가 아닌 증기로, 생산하는 방식이 아예 다르기 때문에 서로 다른 성분을 직접적으로 비교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KT&G 관계자는 "식약처의 궐련형 전자담배 유해성 조사에 대한 취지는 충분히 이해한다"면서 "이번 조사 결과가 궐련형 전자담배에 발암물질이 존재한다는 점이 아니라, 발암물질이 대폭 감소했다는 점에 주목해달라"고 말했다.

 

신호상 교수는 “분석법에 따라, 어떤 성분을 내세우느냐에 따라 유해물질 검출량이 달라지기 때문에 필립모리스와 같은 주장이 나올 수 있다”며 “가열에 의해서 생성되는 물질들을 찾아내서 연구가 많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김장열 식약처 소비자위해예방국장은 “미국 FDA 사례처럼 담배 제조업자나 수입판매업자가 정부에 자료를 제출하면 정부가 국민에게 공개하는 내용의 ‘담배사업법’ 및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을 국회에서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담배 유해성은 흡연기간, 흡연량이나 흡연습관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유해성분의 함유량만으로 제품 간에 유해성을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평가를 내놓는 이들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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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가람 기자 grpark@tf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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