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가치’, 아마 누구나 한 번쯤은 접해봤을 것으로 생각되는 단어인데, 세계에서 가장 브랜드 가치가 크다고 평가되는 코카콜라의 브랜드 가치(상표가치)는 자그마치 85조원이라고 한다.
85조원이라는 숫자에 놀라고, 하나의 포장가치가 자그마치 85조원이라니 그 산정 근거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상표의 본질적 역할
상표(브랜드)는 특허와 더불어 기업에게 가장 중요한 무형자산 중 하나이다. 상표는 과거 제품의 품질을 담보하는 기능이 컸으나 기술격차가 줄어들고 감성소비가 이루어지기 시작하면서 이제는 제품의 품질뿐만 아니라 제품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를 대변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 비슷한 품질의 상품임에도 불구하고 브랜드에 의해 가격이 천차만별로 달라지기도 하며 소위 말하는 명품 제품들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이제 브랜드(상표)는 기업이 간과할 수 없는 매우 중요한 자산이라고 할 것이다.
어떠한 상표가 좋은 상표, 가치가 높은 상표인가?
상표의 가치를 인정할 수 있기 위해서는 우선 등록된 상표여야 한다. 등록되지 않은 특허기술은 누구나 쓸 수 있는 공공재 이듯 등록받지 않은 상표 역시 누구나 쓸 수 있는 이름으로서 독점적 가치를 인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 외에 상표가치 산정을 위해 필요한 요소는 무엇일까?
영국의 브랜드 가치평가기관인 브랜드 파이낸스에 따르면 2017년 조사에서 나이키가 2017년 패션 브랜드 가치 평판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고 하는데 그 가치를 무려 317억6,200만 달러로 산정하였다. 브랜드 파이낸스의 경우 상품 매출액, 시장 점유율, 마케팅 투자, 브랜드 친숙도, 기업평가 등을 고려하여 상표의 가치를 산정하였다고 밝히고 있다.
특허가치평가방법과 마찬가지로 상표의 가치를 판단하는 방법 역시 하나로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며 브랜드 밸류에이션 회사들이 각기 자신만의 가치산정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각론에 있어 일부 차이가 있더라도 상표가치를 판단하기 위해 반드시 고려되어야 하는 공통의 요소들이 있는데 이번에는 그 중에서 중요한 몇 가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1) 상표 파급력
상표 파급력은 상표를 통해 소비자의 제품/서비스 선택을 이끌어낼 수 있는 정도를 의미한다.
따라서 상표 파급력을 분석함에 있어서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하는 것은 상표가 부착된 상품 또는 서비스가 속한 산업계에서 상표가 소비자 선택에 얼마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지 여부이다.
즉, 명품과 같이 상표가 소비자의 선택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시장에서 소비자로부터 주지성을 획득한 상표는 가치를 높게 평가받게 되는데, 같은 상표라고 하더라도 사용되는 제품에 따라 상표 파급력은 달라질 수 있으며, 이는 상표가치를 달리 이끌어내는 요소로 작용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2) 상표 보호강도
아무리 수요자로부터 주지성을 획득한 상표라고 하더라고 상표법상 보호받을 수 없는 상표라면 담보된 가치를 인정하기 어렵다.
물론 상표의 경우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로도 어느 정도 보호가 가능하지만, 이는 상표보호에 있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상표의 등록된 형태로 상표가 사용되고 있으며, 등록상표가 실제 시장에서 사용되는 상품류를 모두 보호할 수 있도록 등록되어 있는지 여부는 상표의 가치를 확인하는 과정에 있어 매우 중요하게 고려해야할 요소라고 할 수 있다.
(3) 상표 인지도
상표는 특정회사의 출처표시 역할을 수행하나, 상표의 긍정적인 이미지가 장기간 화체되는 경우 제품 또는 서비스의 품질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부여하기도 한다. 따라서 평가대상 상표가 소비자로부터 얼마나 주지 또는 저명성을 획득했는지 여부와, 상표가 소비자에게 부여하는 긍정적 이미지의 정도는 상표의 가치를 판단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소비자들로부터 평가대상 상표가 어떻게 인식되고 있는지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
일반적으로 상표가치평가를 수행하는 경우 일반수요자 및 평가대상 상표가 부착되는 상품 또는 서비스업에 관계된 특수수요자로부터 설문조사를 통해 상표 인지도를 확인하는 방법이 사용될 수 있으며 나아가 상표권자가 상표보호 및 브랜드 강화를 위해 투여한 노력의 정도를 통해 상표 인지도를 가늠해 볼 수 있다.
즉, 상표보호 및 브랜드 강화를 위해 투여한 노력이란 광고 · 홍보비용, 상표권 보호를 위해 지출된 비용, 상표적 사용을 위해 노력한 흔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할 수 있다.
이처럼 상표의 가치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먼저 ① 상표가 사용되는 시장의 특정을 고려하여 상표가 소비자의 상품 또는 서비스 선택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 ② 상표가 상품 또는 서비스를 온전하게 보호되고 있는지, 그리고 상표권에 대한 무효/취소사유는 없는지 여부 ③ 수요자 사이에서 평가대상 상표가 얼마나 주지 또는 저명성을 획득했는지 여부를 확인하여 결정될 수 있다.
상기 요소와 더불어 기업에 대한 이미지, 종업원의 기업에 대한 만족도, 시장점유율 등 다양한 요소가 상표가치를 도출함에 있어 고려될 수 있다. 특허가치평가와 마찬가지로 상표가치평가 역시 액수 산정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는 논리에 근거하여 가치평가가 이루어졌는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오세일
• 특허법률사무소 인벤투스 대표변리사
• 단국대학교 정보지식대학원 겸임교수
• 대한변리사회 상임이사/사단법인 지식재산포럼 기획이사
• 대통령소속 국가지식재산위원회 전문위원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