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 “오늘이 3년 동안 불입한 적금 만기일인데 설레지 않아. 그 동안 아끼고 아껴서 매달 불입했는데 이자가…”
“나도 몇 년 전에 큰 맘 먹고 대출 받아서 집 샀잖아. 그런데 집값이 오르기는커녕 매달 대출이자 때문에 속이 쓰려.”
얼마 전 친구들과의 모임에서 나온 얘기다. 모인 친구들은 마치 자신의 얘기인 양 공감했다. 저금리·저성장 시대다.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은행예금 금리는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부동산 경기도 알 수 없는 흐름이 이어지며 시중 여유자금은 갈 곳을 잃었다고들 한다.
반면 사람의 기대수명은 점차 길어져 100세 시대라는데 평균 은퇴연령은 여전히 55세 전후. 평생직장은 이제 옛말인지라 노후준비는 선택이 아닌 필수인 시대인 것도 안다. 하지만 너무 많은 금융상품과 어려운 금융용어에 주변 지인들의 추천을 받아 투자한 곳에서 왠지 나만 손해 보는 기분이 드는 것은 왜일까.
좀 더 신경 써서 자산관리 해봐야지 다짐해 보지만, 이 시대를 사는 현대인에게 복잡한 금융상품을 연구하고 비교하는데 시간과 노력을 쏟기에는 현실이 녹록치 않다. 통계청에서 5년에 한번 꼴로 발표하는 <한국인의 생활시간 조사 결과>에 따르면 10세 이상 국민 중 70%는 평소 바쁘거나 시간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반면 8.9%만이 전혀 부족하지 않다고 느낀다고 한다. 항상 바쁜 일상에 마음의 여유조차 갖기 힘든 한국인이다.
현실을 보내기도 바쁜데 노후준비에 대한 필요성을 인지하더라도 미래를 위한 계획과 준비는 뒷전이기 십상이다. 그렇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지 않고 자산관리를 잘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꼭 자산관리는 끊임없이 신경 쓰고 노력한 자만이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일까.
우선 자산관리에 시간을 많이 들일 수 없다면 가장 쉬운 방법은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이다. 펀드가 투자 전문가로 하여금 많은 사람들의 자금을 모아 효율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자산관리하는 툴임을 고려할 때 활용을 검토해볼 수 있다. 그렇다면 내 펀드자산을 쉽게 관리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첫째, 장기 적립식 투자하라. 적립식 투자는 투자시 점을 분산시키기 위해 정기적으로 금액을 불입하는 투자방법을 말한다. 다시 말하면, 가격이 낮을 때도, 높을 때도 꾸준히 자금을 불입하여 평균매입단가로 시장에 투자하게 되어 투자에 대한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주식형 펀드에 매달 생기는 여유자금을 장기간 동안 꾸준히 불입하다보면 어느새 목돈이 되어 있고, 주가지수가 오른 시점에 환매하면 손해 볼 가능성이 낮아진다. 특히, 연금펀드나 소득공제 장기펀드를 활용해 절세혜택을 함께 누린다면 일석이조다.
금융기관에서 적립식 투자를 쉽게 권하곤 한다. 특정 금융상품 가입은 자신에게 적합한지 검토가 필수지만, 적립식 투자 방식은 매달 여유자금이 있는 투자자라면 5년, 10년 뒤를 생각하면서 큰 고민없이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다.
둘째, 분산투자하라. 펀드는 10만원으로 100개 종목 주식을 살 수 있는 효과적인 분산투자 툴이지만 펀드마다 특색이 있고 투자종목과 기대수익률, 위험 등이 천차만별이다. 유형만 봐도 주식형, 혼합형, 채권형, 부동산, 특별자산, 해외펀드 등 매우 다양하므로 펀드에 대한 분산투자도 필요하다. 지난 10년간 자산군별 수익률을 점검해보면 해마다 수익률이 좋은 자산군이 바뀌었다. 적립식투자가 투자시점을 분산시켜 위험을 낮춘 투자방식이라면 분산투자는 투자대상을 분산시켜 위험을 낮춘 투자방식이다.
특히, 국내시장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 고루 투자할 수도 있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전 세계 시장의 2%에 불과하다. 국내에만 투자한다면 나머지 98%에 대한 투자기회를 놓치는 셈이다. 금융투자협회, 모닝스타 등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14년2월 기준 최근 5년간 국내 주식에만 투자할 때(14.9%)보다 아시아와 북미, 유럽 등으로 자산배분한 결과(19.9%)가 5%p 가량 더 높은 수익을 기록했으며, 위험은 오히려 낮아졌다. 이처럼 장기로 투자하고자 한다면 분산투자는 필수다.
셋째, 다양한 알림서비스를 활용하라. 자산관리에 신경을 쓴다고 해도 내 자산 변동추이를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것은 쉽지 않다. 정기적으로 검토해 보려고 하지만 점검시기를 놓치기 일쑤이고 자산현황을 확인한 후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조정해야 할지도 막막하다. 이런 경우라면 자산현황 점검을 금융시스템에 맡기는 것은 어떨까.
금융기관에서 선보이는 서비스 중 목표수익률과 하락수익률을 지정하여 해당 수익률에 도달했을 때 E-Mail이나 SMS로 알람을 주는 서비스가 있다. 알람을 받은 시점에 투자자산별로 늘어난 금액은 덜고 줄어든 금액은 채우면서 전체 포트폴리오 비중을 일정하게 맞춰가기만 해도 매우 훌륭하게 자산관리를 실천하는 것이다. 바쁜 일상에서 ‘언제 한번 시간 내서 자산점검 해봐야지’, ‘아참, 예전에 들어간 펀드 자산은 어떻게 됐나’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있는 유용한 서비스다.
자산관리가 또 하나의 과제가 되지 않았으면 한다. 장기적으로 좋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자산관리의 기반을 갖춰놓고 생활에 집중하자. ‘어떻게 하면 돈을 벌까’를 생각하는 대신 내 가족, 친구, 동료와 함께 하는 이 시간을 즐기자.
국민정 펀드온라인코리아 과장 mc.kuk@fund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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