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8 (일)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예규·판례] 화해권고결정에 따라 지급하는 화해금이 기타소득에 해당하는지 여부

 

(조세금융신문=김용주 변호사) 1. 사안의 개요

 

제네랄일렉트릭인터내셔날인코포레이티드(영업소)는 미국 본사의 국내 영업소이고(GE 영업소), 원고는 GE 영업소의 상무 등으로 근무하여 오다가 2015년 1월 GE 영업소로부터 고용계약해지 통보를 받았다.

 

원고는 2015년 2월 GE 영업소를 상대로 해고무효 확인과 함께 위 일자부터 원고가 복직할 때까지 매월 급여 상당액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원고는 1심에서 근로기준법상 GE 영업소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청구기각 판결을 받고 항소하였다.

 

원고는 1심 판결을 다투는 법률적 주장과 함께 유사한 대법원 판례를 원용하는 등 법리적 근거를 추가로 제시하려고 노력하였다. 항소심 법원은 변론을 종결한 후 선고기일을 지정한 상태에서 2016년 12월 20일 원고와 GE 영업소에 “GE 영업소는 원고에게 금752,262,000원(이 사건 화해권고결정금액)을 지급하되, 원고와 GE 영업소는 이를 제외하고는 상호 간에 어떠한 채권, 채무도 존재하지 않음을 확인한다. 원고와 GE 영업소는 화해권고결정 내용을 공개하거나 누설하지 않는다. 원고는 나머지 청구를 포기한다.”는 내용의 화해권고결정을 하였고, 이는 2017년 1월 6일 확정되었다.

 

그런데 GE 영업소는 이 사건 화해권고결정금액이 과세대상소득이라고 하면서 소득세법에 따른 세율을 적용한 원천징수 금액을 공제한 나머지 금액을 원고에게 지급하겠다고 주장하였고, 원고는 위 금액은 소득세법상 과세대상이 아니므로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러자 GE 영업소는 이 사건 화해권고결정금액이 과세대상소득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과실 없이 알 수 없다고 하면서 향후 피공탁자인 원고와 대한민국이 협의에 따라 적법한 권리자가 이 사건 화해권고결정금액 중 원천징수금액을 지급받아 가라는 취지로 변제공탁(이 사건 공탁금)을 하였다. 이에 원고는 이 사건 공탁금의 출급권자가 원고임을 확인해 달라는 소를 제기하였다.

 

2. 대법원 2022. 3. 31. 선고 2018다286390 판결

 

가. 소득세법은 과세대상 소득을 그 원천 또는 성격에 따라 구분하여 열거하고 있으므로 소득세법이 열거하지 않은 소득은 과세대상이 아니다.

 

따라서 어느 개인에게 소득이 발생하였더라도 그 소득이 소득세법에 열거된 소득에 해당하지 않으면 소득세 납세의무가 성립하지 않는다. 어느 소득이 소득세 과세대상인지 여부가 다투어지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과세를 주장하는 자가 해당 소득이 소득세법에 열거된 특정 과세대상 소득에 해당한다는 점까지 주장·증명하여야 한다.

 

나. 소득세법 제21조 제1항 제17호가 기타소득의 하나로 규정한 ‘사례금’은 사무처리 또는 역무의 제공 등과 관련하여 사례의 뜻으로 지급되는 금품을 의미하고, 여기에 해당하는지는 해당 금품 수수의 동기·목적, 상대방과의 관계, 금액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9. 13. 선고 2010두27288 판결 등 참조).

 

다. 화해권고결정은 법원이 소송 계속 중 직권으로 당사자의 이익, 그 밖의 모든 사정을 참작하여 청구취지에 어긋나지 않는 범위에서 사건의 공평한 해결을 위하여 하는 결정으로(민사소송법 제225조 제1항) 화해권고결정이 확정된 경우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을 가지며(민사소송법 제231조), 종전의 법률관계를 바탕으로 한 권리·의무관계는 소멸함과 동시에 위 화해권고결정에 따른 새로운 법률관계가 유효하게 형성되는(대법원 2014. 4. 10. 선고 2012다29557 판결 등 참조) 점까지 참조하면, 원심의 판단은 원고와 GE 영업소 사이에 발생한 분쟁의 내용과 소송에 이른 경위, 화해권고결정 이전에 진행된 재판의 경과, 화해권고결정금액의 규모 등을 종합하여 고려한 결과 ‘사례금’에 해당한다는 증명이 부족하다는 취지로 판단한 것으로 볼 수 있어,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소득세법 제21조 제1항 제17호가 정한 사례금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3. 검토 및 평가

 

소득세법은 소득의 종류를 이자소득, 배당소득, 사업소득, 근로소득, 연금소득, 기타소득, 퇴직소득, 양도소득으로 열거하고 있고 이와 같이 열거된 소득에 대해서만 과세하도록 정하고 있다. 이 중 기타소득은 대체로 일시적이고 우발적으로 발생하는 소득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기타소득이 그 밖의 모든 소득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즉 기타소득은 이자소득·배당소득·사업소득·근로소득·연금소득·퇴직소득 및 양도소득 이외 소득세법 제21조 제1항에 열거된 소득만을 의미할 뿐이다. 이처럼 현행 소득세법은 열거주의를 취하고 있으므로 어떤 소득이 있다하더라도 그것이 열거된 것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과세대상소득이라 할 수 없는 것이다.

 

한편, 소득세법 제21조 제1항 제17호는 기타소득의 하나로 ‘사례금’을 들고 있는데, 사례금의 일반적인 의미는 사무처리 또는 역무의 제공과 관련하여 상대방에게 고마운 뜻을 나타내기 위해 지급되는 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화해권고결정은 법원이 소송 계속 중 직권으로 당사자의 이익, 그 밖의 모든 사정을 참작하여 청구취지에 어긋나지 않는 범위에서 사건의 공평한 해결을 위하여 하는 결정으로 화해권고결정이 확정된 경우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을 가지며, 종전의 법률관계를 바탕으로 한 권리·의무관계는 소멸함과 동시에 화해권고결정에 따른 새로운 법률관계가 유효하게 형성되는 점을 고려하면, 화해권고결정금액을 사례금으로 볼 여지는 적어 보인다.

 

그러나 모든 화해권고결정금액은 사례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단정해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그 명칭이 무엇이든 분쟁의 내용과 소송에 이른 경위, 지급결정 이전에 진행된 재판의 경과, 지급결정금액의 규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기타소득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가려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대법원은 2022년 3월 31일 한국퀄컴이 A씨를 상대로 “화해금 5억원 중 3억 9000만원은 이미 지급했고, 나머지 1억 1000만원은 원천징수대상으로 공제했으므로, 이에 대한 강제집행은 불허돼야 한다”며 낸 청구이의소송(2018다237237)에서도 이 사건과 동일한 취지로 화해금은 소득세법 제21조 제1항 제17호에서 과세대상인 기타소득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는 ‘사례금’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바 있다.

 

 

[프로필] 김용주 법률사무소 런 대표변호사

• (현)사단법인 한국프로스포츠협회 감사
• (전)사단법인 한국프로배구연맹 감사
• (현)법률신문 판례해설위원
• 고려대학교 대학원 석사과정 수료(행정법 전공)
• The 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 School of Law(Visiting Scholar in Taxation)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배너

전문가 코너

더보기



[데스크칼럼] 관치금융의 덫에 걸린 농협금융
(조세금융신문=양학섭 편집국장) 최근 농협금융지주와 대주주인 농협중앙회가 NH투자증권 사장 인선을 놓고 갈등을 빚은 바 있다. 여기에 금감원까지 가세하면서 관치금융에 대한 논란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이번 사태의 발단은 NH투자증권 정영채 사장의 연임 도전과 관련이 있다. 정 전 사장은 옵티머스 펀드 사태를 일으켜 금감원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은 장본인이다. 여기에다, 폐쇄적인 조직운영, 개인 사법리스크 등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6년간 장기 집권에 성공한 저력을 보였다. 그러나 증권사태가 범농협 차원의 규제 리스크로 확산되는 가운데 정영채 전 사장이 4연임에 도전하자, 대주주인 농협중앙회가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쟁점을 살펴보면, 농협중앙회는 이번에는 농협 출신 인사를 추천해 NH투자증권의 내부통제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반면, 이석준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자본시장 전문가를 앉혀야 한다고 반발하면서 농협중앙회와 마찰이 일어난 것이다. 전문성이 중요하다는 이석준 지주회장의 말도 일리가 있고, 범농협 차원의 리스크관리가 중요하다는 대주주의 판단도 일리가 있다. 참고로, 농협중앙회는 농협금융지주 지분 100%를 소유한 1인 최대 주주다. 문제는
[인터뷰] 임채수 서울지방세무사회장 권역별 회원 교육에 초점
(조세금융신문=이지한 기자) 임채수 서울지방세무사회장은 지난해 6월 총회 선임으로 회장직을 맡은 후 이제 취임 1주년을 눈앞에 두고 있다. 임 회장은 회원에게 양질의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지방회의 가장 큰 역할이라면서 서울 전역을 권역별로 구분해 인근 지역세무사회를 묶어 교육을 진행하고 있어 회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올해 6월에 치러질 서울지방세무사회장 선거 이전에 관련 규정 개정으로 임기를 조정해 본회인 한국세무사회는 물론 다른 모든 지방세무사회와 임기를 맞춰야 한다는 견해도 밝혔다. 물론 임원의 임기 조정을 위해서는 규정 개정이 우선되어야 하지만, 임기 조정이라는 입장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은 처음이라 주목받고 있다. 임채수 회장을 만나 지난 임기 중의 성과와 함께 앞으로 서울지방세무사회가 나아갈 길에 대해 들어봤다. Q. 회장님께서 국세청과 세무사로서의 길을 걸어오셨고 지난 1년 동안 서울지방세무사회장으로서 활약하셨는데 지금까지 삶의 여정을 소개해 주시죠. A. 저는 1957년에 경남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8남매 중 여섯째로 태어났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대부분 그랬듯이 저도 가난한 집에서 자랐습니다. 그때의 배고픈 기억에 지금도 밥을 남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