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20 (일)

  • 흐림동두천 23.0℃
기상청 제공

문화

[詩가 있는 아침]꽃 떨어져 밟힐 때

시인 김재진, 낭송 최경애, 영상 세인트1

 

꽃 떨어져 밟힐 때_김재진

 

꽃 떨어져 밟히는 그 짧은 사이

한 사람의 생애가 왔다가

간다.

바람은 몸 안에 새소리 하나 심어놓고

살구꽃 진 언덕을

남루뿐인 한 생애가 비틀거리며 올라가는 동안

시간은 잠깐

우물에 비친 바람소리 같다

내가 너를 안을 때

내 안의 우주가 미묘하게 떨리듯

꽃 한 송이 벌어질 때 하늘로 난 창문 하나 열리듯

너는 없지만

그 모든 것과 연결되어 있다.

울던 사람들이 눈물을 닦고

꽃 떨어져 밟히는 길을 손 모으며 걸어갈 때

자신을 쏜 암살자를 향해 합장하며 쓰러지던

마하트마 간디처럼

세상의 슬픔 속에 우린

따뜻한 미소 하나 심을 수가 있을까?

 

[시인] 김 재 진

1976년 <영남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집 『삶이 자꾸 아프다고 말할 때』 등

 

[詩 감상] 양 현 근

짧은 봄날, 화르르 피었다 지는 봄꽃처럼 찰라에 왔다가 순간에 지는 것이 인생이다.

그 순간을 살아가면서 한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한 사람의 인생을 통째로 껴안는 경건한 의식이다. 그리고 온 우주를 통째로 짊어지는 일과 같다.

꽃 떨어져 밟히는 사이, 우리는 결코 부끄럽지 않은 견고한 미소 하나 가슴에 품을 수 있을까.

 

[낭송가] 최 경 애

시마을 낭송작가협회 회원

계간 《힐링문화》 편집국장

cwn-tv "시와 함께하는 문학이야기" 진행자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네티즌 의견 0

스팸방지
0/300자







전문가 코너

더보기



[김우일의 세상 돋보기] 격동과 혼동을 이기는, 통통정정기기직직학학(統統政政企企職職學學)
(조세금융신문=김우일 대우M&A 대표) 작년 12월에 느닷없이 터진 비상계엄, 그리고 탄핵, 대선, 그에 따라 벌어진 국민 간의 분열과 혼란은 그야말로 우리 대한민국을 격동의 아수라장으로 내몰리게 했다. 이 여파로 경제는 곤두박질, 어려워진 민생과 불투명한 미래로 인해 모든 국민들의 마음 속은 불안과 두려움으로 새까맣게 타고 들었다. 누구를 만나던 정치 얘기 끄집어내면 서로 얼굴을 붉히고 가족 간에도 정치 얘기로 언쟁이 높아지고 사람들 간의 교류가 화기애애보다는 앙앙불락의 분위기가 드세다. 드디어 새로운 정치권력을 선택하기 위한 대선의 여정이 바야흐로 끝나 엄정한 국민들의 선택에 따라 새정부가 들어섰다. 새정부의 과제는 무엇일까? 독립투사인 김구 선생은 평소 얘기한 나의 소원으로 첫째 독립, 둘째도 독립, 셋째도 완전한 독립이라 천명했다. 이 시국에 우리 국민들의 소원도 첫째 민생, 둘째도 민생, 셋째도 안정된 민생이라 천명하고 싶을 정도로 국민들 개개인의 생활안전과 소득이 대내외적의 변수로 인해 앞날을 가름하길 힘들 정도로 암울하다. 온갖 학자와 정치가들이 짖어대는 경제회복의 전략을 보면 하늘의 뜬구름 잡는 미사여구의 입방아에 불과하다. 필자는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