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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청렴도 인식평가 '최하위'

새 정부 출범 땐 개혁의지…비밀주의는 '그림자'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국세청 청렴도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다시 최하위로 떨어졌다.

 

국세청은 지난해 우호적이었던 업계전문가에게까지 박한 평가를 받으면서 전체 중앙행정기관 중 부패인식도 최하위를 기록했다.

 

5일 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한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 국세청은 종합청렴도 기준 최하위 등급인 5등급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4등급에서 한 단계 내려간 것으로 전체 중앙행정기관 중에서 5등급에 속한 것은 국세청이 유일하다.

 

권익위 청렴도 평가는 정부공공기관의 부패인식정도를 알아보는 설문조사다.

 

설문조사 대상은 ▲정책소비자인 납세자(외부청렴도) ▲정책을 이행하는 내부 공무원(내부청렴도) ▲직간접적으로 업무관계를 맺고 있는 전문가(정책고객 평가) 등 3개 부문이다.

 

부문별 배점은 외부청렴도 0.601, 내부청렴도 0.250, 정책고객 평가 0.149로, 행정기관 부패사건 발생 시 경중에 따라 추가감점을 받는다.

 

국세청은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부패 문제를 포함해 국세행정에 대한 전면적인 개혁을 약속했고, 정권 초기에는 이같은 기대심리가 일부 반영되기도 했다.

 

실제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던 2013년 국세청은 정책고객 평가에서 4등급을 받았지만, 납세자가 평가한 외부청렴도에서 3등급을 받았다.

 

국세청 세무공무원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통해 내부청렴도 평가에서 최우수점을 기록하면서 최하위 등급은 모면할 수 있었다.

 

새 정부 출범효과가 끝난 2014년 권익위 청렴도 평가에서는 외부청렴도가 5등급으로 곤두박질쳤다. 세무공무원들이 내부청렴도 평가에서 또다시 최고점으로 밀어주었지만, 종합청렴도에서 꼴찌로 떨어지는 것을 막지 못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에도 상황은 똑같이 되풀이됐다.

 

지난해 한승희 국세청장은 국세청 역사상 처음으로 고개를 숙이며, 정치적 세무조사에 대해 유감표명을 하고, 민간위원으로 구성된 국세행정개혁TF를 구성해 개혁을 추진했다.

 

이러한 개혁 움직임은 납세자들에게는 별 호응을 받지 못했지만, 전문가들에게는 높은 평가를 받아 정책고객 평가에서 검찰청 등과 함께 2등급에 오를 수 있었다.

 

덕분에 국세청은 납세자로부터 5등급 평가(외부청렴도)를 받았음에도 종합청렴도 평가에서는 4등급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 정책고객 평가가 4등급으로 떨어지고, 외부청렴도도 5등급에서 개선되지 않으면서 박근혜 정부 때와 마찬가지로 5등급으로 떨어졌다.

 

국세청은 정말 부패집단인가

 

국세청이 청렴도 평가 꼴찌를 기록했다고 해서 중앙행정기관 중 가장 부패한 기관이라고 치부할 수는 없다.

 

권익위 청렴도 평가 결과는 인식평가에 불과하고, 설문조사 특성상 주관이 개입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검찰, 경찰, 국세청과 같은 사정기관들은 국민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려운 위치라는 점도 생각해볼 부분이다.

 

실제 종합청렴도에서 우수 평가를 받는 기관들은 통계청, 산림청 등 국민들과 직접적인 이해도가 낮거나, 관여 정도가 약한 기관들이 상당수다.

 

반면, 사정기관들은 법에 따라 국민의 권리를 제한하기에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특히 세무조사는 국가와 인종을 막론하고 거부감이 크고, 형사사건처럼 공감받기도 쉽지 않다.

 

권익위 청렴도 평가가 기관의 특성을 반영한 조사도 아니다. 중앙행정부처와 지자체 등으로 유형을 몇 개 나누기는 하지만, 해당 유형 내에서는 사실상 일괄적인 설문조사로 진행된다.

 

국세청의 경우 당리당략에 따라 쉽사리 정치적 표적이 되기도 한다.

 

대표적인 정책이 정기세무조사 한시적 유예 대책이다.

 

이 정책은 정권을 막론하고 국세청의 대표적인 수혜대책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서 569만 자영업자에 대해 한시적 유예 대책을 꺼내 들자 야당 일각에서는 ‘위법한 세무조사권 남용’이라며 맹비판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에서도 2014년 11월 130만 중소상공인 등을 대상으로 정기세무조사 유예 대책을 발표한 바 있으며, 이명박 정부에서도 신성장동력, 일자리창출기업을 일정기간 정기세무조사에서 빼준 바 있다.

 

정권을 막론하고, 매년 대상자를 뽑아 한시적으로 정기 세무조사를 유예해주는 모범납세자 제도도 있다.

 

형식 개선은 우수, '비밀주의'는 태생적 한계

 

국세청이 외형적으로는 이미지 개선과 절차 투명화에 선진국 못지않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사실이다.

 

올해 1월 국세행정개혁TF는 국세기본법이나 규정 등은 선진국보다 훨씬 구체적이라고 평가한 바 있으며, 국세청 내부 자료에 따르면, 국세청의 민원청구 수용률은 90%가 넘는다.

 

민간 자문기구 설치, 소통의 날, 간담회 등 소통창구도 확대하는 추세다.

 

그러나 민간 자문기구는 극소수의 전문가들만이 참여하며, 논의 결과는 일반적인 사항 외 공유되지 않고, 소통의 날 행사 역시 지역 상인회 등 제한적인 계층에게만 열려 있다.

 

자문위나 세정협의회의 성격상 제한적 소통은 불가피하지만, 대국민 소통과 관련해서는 형식만 유지하는 사례도 있다.

 

국세청 유튜브 채널의 경우, 대부분의 콘텐츠 자체가 보도자료를 나열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고, 누적 조회 수도 대부분 200개 밑에서 머물러 있다. 콘텐츠 기획력이 낮을 뿐더러 구독자 설정에도 관심이 없다는 방증이다.

 

실제 조회 수가 만 단위를 넘은 ‘인기 콘텐츠’는 해병대 교육 받은 세무공무원으로 반응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란 비판이 상당수다.

 

정책소비 측면에서도 문제점은 드러난다.

 

한 국회 관계자는 “정책자료로 쓸 수 있는 최소한의 정보를 요청해도 수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라며 “개인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를 지우고 달라고 해도 비밀유지조항을 근거로 물러서 있다”라고 말했다.

 

국세행정 개선 노력의지도 말단조직까지 전파됐는지도 분명치 않다. 

 

지난 4월 정치적 세무조사 방지 대책으로 교차세무조사 관련 규정을 명문화하긴 했지만, 국세청은 2006년 조사사무처리 규정, 2010년 법인세 사무처리 규정 공개에도 태광실업, 김제동 소속사 세무조사 등 정치적 세무조사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국세청은 지난해 10월 정치적 세무조사 관련 감사원 감사를 요청하겠다고 공언했지만, 현재까지 감사 개시 관련 정보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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