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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이슈체크] 한은은 왜 ‘빅스텝’을 밟았나…“물가안정 우선‧성장 손실 불가피”

기대인플레이션 안정 없이 긴축 중단시 인플레이션 재발로 더 큰 피해
취약부문의 부실화 위험 대비는 필요

(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이달 전례없는 빅스텝을 결정한 배경에 대해 밝혔다.

 

공개석상에서 금통위원이 금리와 관련해 직접 발언에 나선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통상 금통위 의견은 이창용 한은 총재가 공식 기자간담회를 통해 전하거나, 한은 금통위 회의록에서 익명 의견을 참조하라는 식으로 전달돼 왔다.

 

빅스텝 배경에 대해 언급한 금통위원은 서영경 한국은행 금통위원이다. 그는 27일 한은 금요강좌에서 ‘통화정책 기조변화 배경과 리스크 요인’이라는 주제를 강연하며 금통위가 왜 이달 빅스텝을 단행했는지에 대해 직접 설명하고, 당분간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한은은 지난해 8월부터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했으며 이달까지 총 여섯 차례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올해 4월 이후부터는 기준금리를 3회 연속 인상했고, 이달에는 사상 첫 빅스텝(기준금리 0.5%p 인상)을 단행했다.

 

◇ 일단 기대인플레이션 꺾는게 급선무, 내외 금리차 역전도 문제

 

서 위원은 한은이 지금까지 전례없는 빅스텝을 이달 결정한 것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금리인상의 물가 파급시차가 수개월에 이른 점, 경제성장률이 당분간 잠재수준을 상회하는 가운데 물가급등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점, 가계부채 누적으로 금융불균형이 지속되고 있는 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빠르게 금리를 올리는 상황에서 내외 금리차 역전을 방지할 필요가 있었다는 점, 기대인플레이션(향후 1년의 예상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안착 정도가 약화되면서 임금‧물가간 상호작용과 소비성향 위측 등 리스크가 가시화된 점 등이다.

 

서 위원은 특히 물가상승을 빅스텝 단행의 결정적 이유로 꼽았다. 그는 “과거 금융위기와 달리 코로나19 위기 이후 수요와 공급 간 회복 시차가 길어지고 다수의 공급 충격이 중첩되면서 물가상승이 가속됐다. 기대인플레이션의 안착 정도가 약화되면서 임금-물가 간 상호작용, 기업의 생산비용 전가, 소비성향 위축 등의 리스크가 가시화됐다. 한은의 실증분석 결과 기대인플레이션과 물가 간 상관관계는 저물가 국면보다 고물가 국면에서 더 강하게 나타났다. 금리인상이 기대인플레이션을 낮추는 효과도 고물가 국면에서 뚜렷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금리인상의 물가 파급 시차가 수개월에 이르는 점을 감안할 때, 완화조정 시기를 앞당기는 것이 기대인플레이션을 통한 2차 파급효과를 완화하고, 고물가 국면의 고착화를 방지하는 데 유효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서 위원은 또 경상수지 흑자 축소와 내국인의 해외투자 확대, 외국인의 증권 투자 순유출 등으로 지난해 4분기 이후 외환수급이 순유출로 전환되면서 이에 대한 경각심도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원화 절하 압력과 외채증가 유인 완화를 위해서라도 내외금리차의 빠른 역전을 방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 금융시스템 리스크 우려는?…취약차주 피해 크진 않을 것

 

서 위원은 금리상승에 따른 금융시스템 리스크가 커질 수 있지 않냐는 우려에 대해선 “민간부채가 고소득, 고신용 차주를 중심으로 늘어난 점을 고려하면 금리상승에 따른 금융시스템 리스크는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언급했다.

 

다만 가계·기업의 취약차주, 청년층 과다채무자, 유동성부족 자영업자 등 취약부문의 부실화 위험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점은 거듭 강조했다.

 

나아가 서 위원은 장기적으로 금리정상화는 자산불균형 완화를 통해 소득불균형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으며 인플레이션 억제를 통해 필수재 비중이 높은 저소득층의 지출부담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 긴축 중단하면 인플레이션 재발, 당분간 금리인상 유지

 

또 서 위원은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당분간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 위원은 “인플레이션의 높은 지속성이 예상되고, 기대인플레이션이 안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통화정책 긴축을 중단할 경우 추후에 인플레이션 재발로 더 큰 폭의 금리 인상과 성장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역사적 경험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물가상승률이 당분간 6%를 웃돌다가 3분기 고점을 찍은 뒤 서서히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년에도 수요와 공급측면의 압력이 지속되면서 물가상승률이 3%를 넘어설 수 있고, 겨울철 에너지 가격이 급등할 경우 물가 고점도 지연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서 위원은 “물가의 상승압력이 지속되는 동시에 성장의 하방압력이 확대되면서 성장-물가 간 트레이드 오프(상충관계)가 심화된다면 정책 결정에 어려움이 예상된다”라며 “이 경우 현재와 미래의 성장·물가 경로 등을 조심스럽게 점검하면서 적절한 통화정책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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