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신승훈 기자) 외환위기와 금융위기를 관통한 세대에게 ‘경제위기’는 일종의 공포로 남아있다. 시스템을 재건한다는 명목으로 자신의 주변이 어떻게 황폐화되는지 목도했기 때문이다.
당시 경제 관료은 위기가 눈앞에 다가왔을 때까지도 연기에 여념이 없었다. ‘우리 경제의 펀드멘탈은 강하다’,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영향은 제한적이다’라는 말만 되풀이 했었다.
만약 정부가 위기의 전조를 포착하고 '이것이 마지막 기회’라는 절박한 심정으로 선제대응했다면 지금 우리 경제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역사에 '만약'은 쓸모없다고는 하지만 아쉬움은 남기 마련이다.
신간 ‘한국 경제 딱 한 번의 기회가 있다’(사진)는 한국 경제의 체질개선을 위한 처방을 펼칠 시간이 그리 많지 않음을 경고하고 있다.
경제 전문기자로 활동해온 최남수 전 YTN 사장은 이 책에서 향후 글로벌 경제의 향배를 진단한다. 4차 산업혁명의 진전에 따른 일자리 감소와 디지털 독과점의 심각성, 일부 공유경제의 변질 등 문제점도 소개한다. 그리고 문제 해결방안으로 ‘양손잡이 경제’를 주창한다.
저자는 경제 정책이 성장과 분배,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기 위해서는 경직된 진영 논리에서 벗어나 성장을 부추기는 ‘오른손 정책’과 양극화를 완화하는 ‘왼손 정책’을 실용적으로 융합하는 ‘양손잡이 경제’를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역시 기업이 주주를 존중하는 ‘오른손’은 물론 다른 이해관계자도 중시하는 ‘왼손’도 사용하는 ‘양손잡이 경영’에 다름이 아니며 이게 한국 기업들이 추구해나가야 길이라 주장한다.
이 책은 ‘위기’를 말하고 있지만 본질적으로 우리가 살아가야 할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어떤 자본주의 시스템을 만들 것이냐’, ‘어떻게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것이냐’에 대한 저자의 고민과 지향이 드러난다. 그래서일까? 일독 후 지금 우리경제에 딱 한 번의 기회만 남은 것은 아닐 거라고, 바늘구멍만한 기회라도 함께 찾아 불씨를 살려야 한다는 마음이 더 커진다. 물론 당위에 가깝겠지만.
<최남수 저 / 새빛 출판 / 240P /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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