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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양현근 시인의 詩 감상]고장난 자전거_권혁웅

 

고장난 자전거_권혁웅

 

고장난 자전거, 낡아서 끊어진 체인
손잡이는 빗물에 녹슬어 있었네
고장난 자전거, 한때는
모든 길을 둥글게 말아쥐고 달렸지
잠시 당신에게 인사하는 동안에도
자전거는 당신의 왼쪽 볼을
오른쪽 볼로 바꾸어 보여주었네
자전거는 6월을 돌아나와
9월에 멈추어 섰지
바퀴살 위에서 햇살이 가늘게 부서지네
내가 그리는 동그라미는
당신이 만든 동그라미를 따라갔지
우리는 그렇게 여름을 질러갔지
고장난 자전거, 9월은 6월을 생각나게 하네
뜯어진 안장은
걸터앉았던 나를 모를 테지만
녹슨 저 손잡이는 손등에 닿은 손바닥을
기억하지 않겠지만

 

詩 감상_양현근 시인
뜨거웠던 한 시절을 지나 와 지금은 담장에 기대 선
고장 난 자전거 한 대에서 순환의 처연함을 읽는다.
쉬면 넘어지고, 멈추면 녹스는 것이 사랑의 진리이고
삶의 정직한 원칙이다.
6월에서 9월로 건너간 계절의 순환, 자전거 바퀴,
그리고 에로틱했던 사랑까지 지나고 보면
모든 것이 순간이다.
누군가의 뜨거운 계절을 지나
악착같이 움켜쥐려 했던 것들은 무엇이었을까.
고장난 바퀴살에 가늘게 부서지는 햇살이 둥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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