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에 이어> (조세금융신문=김철영 사람과 사람 사이 대표) 조직을 위협하는 새로운 위험요소 2014년, 세계 최고의 가구기업 ‘이케아’의 상륙을 앞두고 국내의 가구 회사들은 바짝 긴장하기 시작했습니다. 북유럽풍의 세련되고 심플한 디자인을 자랑하면서도 합리적인 가격을 가진 이케아의 상륙은 우리나라의 가구업체들을 고사시킬 거라는 게 당시의 지배적인 생각이었습니다. 특히 국내 최고의 가구 기업인 O사와의 경쟁은 서로의 생사를 건 피할 수 없는 승부처럼 보였습니다. 이케아의 국내 상륙 이후 1년이 지났을 무렵 모두의 우려와는 정 반대의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이케아는 모두의 예상대로 눈부신 실적을 거두었고, 국내 최고의 가구 기업인 O사 역시 전년 대비 영업이익을 30% 이상 증가시키는 기염을 토한 것입니다. 하지만 진짜 반전은 이때부터 시작됩니다. 세계 최고의 가구 공룡의 공격도 무사히 이겨낸 O사의 이미지는 내부에서 터진 ‘성범죄’로 인하여 하염없이 추락하게 됩니다. O사에 입사한 어느 여직원이 신입사원 교육 도중 남자 동기와 교육 담당 직원으로부터 성범죄를 당했다고 주장했기 때문입니다. 피해 여성은 회사에 이 사실을 알리고 경찰에 고소했
<전편에 이어> (조세금융신문=김철영 사람과 사람 사이 대표) 여러분의 회식에는 과연 ‘소통’이 있습니까? ‘이번 연말에는 과음하지 않게 하소서!’ 연말을 맞이하는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하게 되는 기도입니다. 그러나 연일 계속되는 회식 자리에서 과음을 하지 않는다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입니다. 특히 회사에서 주최하는 부서 또는 본부 단위의 회식 자리는 그야말로 술로 시작해서 술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미투’ 열풍의 영향으로 음주를 강요하는 회식이 많이 줄어들긴 했지만 ‘연말 회식’까지 피해가긴 어려워 보입니다. 도대체 회사에서는 왜 이렇게 회식에 집착하는 걸까요? 가장 큰 이유는 ‘소통의 장’을 마련하기 위함입니다. 대화와 토론 문화가 발달한 서구에서는 굳이 술을 마시지 않더라도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는 편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수직적인 문화가 팽배한 우리나라에서는 자신의 의견을 드러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술’이 주는 느슨함을 이용해서 직원들의 마음 속 깊은 곳에 자리 잡은 이야기를 끄집어내고자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기대와는 달리, 현실은 어떻습니까? 우리들의 회식에는 과연 진정한 ‘소통’
<전편에 이어> (조세금융신문=김철영 사람과 사람 사이 대표) 우리나라의 강압적인 조직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직원존중주식회사’를 출간하고 난 이후 여러 기업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대부분 조직문화를 개선하기 위한 활동을 요청하거나 자문을 구하기 위해서였는데요, 저는 이러한 의뢰를 받으면서 한 가지 아쉬움을 느꼈습니다. 아직도 많은 기업들이 일회성 행사를 통 해 조직문화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조직문화는 결코 일회성 행사로 변화되지 않습니다. 아무리 많은 돈을 들여 이벤트를 해봐도 그러한 행사는 ‘조직활성화’는 될지언정 근원적인 ‘조직문화’의 변화로까지 이어지기 어렵습니 다. 조직문화란 “우리가 여기서 (일)하는 방식”1)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역시 큰 변화를 성공적으로 이끈 CEO들을 인터뷰한 결과 “문제의 주범은 문화가 아니다”라는 결론을 내린 바 있습니다.2) HBR이 만난 많은 CEO들은 새로운 프로세스나 구조를 시행한 이후에야 비로소 문화적인 변화가 나타난다고 말했습니다. 1) Deal & Kennedy(1982), Paui M. Muchinsky, 산업 및
<전편에 이어> (조세금융신문=김철영 사람과 사람 사이 대표) 우리나라의 기업들은 출근 시간은 칼같이 지키지만 퇴근 시간은 제대로 지키지 않는 것으로 악명이 높습니다. 그 배경엔 바로 ‘부장님’ 또는 ‘팀장님’이 있지요. 그분들이 퇴근을 하지 않고 버티고 있으니 다들 어쩔 수 없이 자리를 지키고 앉아 있는 것입니다. 이런 악습을 고치기 위해 어느 기업에서는 ‘리더스데이’라는 걸 만들었습니다. 금요일 오후 5시가 되면 팀장님부터 퇴근하도록 만든 것이죠. 이 제도는 조직내에서 변화의 시작점이 어디인지를 정확하게 꿰뚫어 본 것이라 생각합니다. 여기에 대한 구성원들의 반응도 좋았다고 하네요. 조직 내에서 경영진과 실무진을 이어 주는 허리 역할을 하는 부서장 또는 팀장님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그들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조직의 변화는 꿈꿀 수 없는 게 현실입니다. 그렇다면 보다 건강하고 활발한 조직 문화를 형성하기 위해서 조직의 핵심인 팀장님과 부장님은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요? 지금까지 이야기한 것을 다시 한 번 정리하는 차원에서 다음과 같이 제안해 봅니다. 1. 회식 일정은 투표를 통해 미리 결정해 주세요 ‘무슨 동
<전편에 이어> (조세금융신문=김철영 사람과 사람 사이 대표) 금요일 오후 6시. ‘불금’은 시작됐지만 모두들 고개를 숙이고 있다. 김 부장님의 눈길을 피하기 위해서다. “오늘은 간단하게 막걸리에 파전 어때?” 오늘도 느닷없이 회식을 제안하는 김 부장님 때문에 다들 가슴이 내려앉았다. 그래도 어쩌랴. 그냥 퇴근했다가는 김 부장님의 ‘뒤끝’을 피해갈 수 없다는 걸 다들 잘 알고 있다. 고 대리는 난감해졌다. 오늘은 병원에서 2세를 가지라고 지정해 준 날이기 때문이다. 그는 급하게 아내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김 부장님 오늘도 회식 발동 걸렸어. 미안해, 여보.’ 결혼한 지 5년이 지나도록 아이가 없는 고 대리. 그는 오늘 저녁 아내와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은 뒤 2세를 가지기 위한 뜨거운 밤을 보내려고 했지만 김 부장님 때문에 또 한 번 물거품이 되고야 말았다. 아내에게서 답장이 왔다. “뭐야, 김 부장 진짜 미친 거 아냐? 가정도 없는 사람이야? 이게 도대체 몇 번째냐고!” 리더를 위한 새로운 회식 리더십, I·M·P·A·C·T 리더십 퇴근 무렵이면 갑자기 나타나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사람이 있는데, 바로 ‘부장님’
<전편에 이어> (조세금융신문=김철영 사람과 사람 사이 대표) 우리들의 전형적인 회의 모습 고 대리는 하루하루가 괴롭기만 했다. 김 부장이 매주 소집하는 회의 때문이다. 회의의 주제는 새로운 영업 아이템 개발과 판로 개척에 대한 아이디어를 마련하는 것. 하지만 고 대리는 회의를 거듭할수록 회의에 대한 회의감이 들었다. 참신한 아이디어를 낼 때마다 김 부장의 반대에 부딪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김 부장은 아이디어를 내지 않는다고 팀원들에게 불같이 화를 낸다. 김 부장의 성화에도 불구하고 회의실엔 침묵만 흐른다. 팀원들은 아이디어를 제시해봐야 면박만 당할 걸 알기에 입을 다문다. 결국 회의의 결론은 이미 몇 년 전에 우려먹었던 아이디어를 채택하는 뻔한 결론으로 마무리되었다. 고 대리는 회의 중간에 문득 회의실 벽에 걸린 “소통하는 우리 조직”이라는 액자를 봤다. 순간 그의 얼굴에 쓴웃음이 지나갔다. 답은 이미 정해졌어. 너는 대답만 해! 우리의 회의 문화를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위와 같은 뜻의 ‘답정너’가 아닐까? 2017년 대한상공회의소는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우리의 회의 문화에 대한 실태를 조사했다1). 1) 대한상공회의소, 국
(조세금융신문=김철영 사람과 사람 사이 대표) 리더십에 대한 기업 임원들의 엄청난 착각 몇 년 전 한국의 대기업에서 근무했던 어느 외국인이 ‘한국인은 미쳤다’라는 제목의 책을 썼다. 그 책에는 우리에게는 너무나 익숙하지만, 외국인에겐 낯설게 보였던 권위주의적인 모습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정작 군대에서도 버리려고 애쓰는 기존의 군대식 조직문화를, 어찌하여 기업에서는 버리지 못하는 걸까? 그것은 여전히 리더의 지시와 통제 아래 일사불란하게 직이는 걸 이상적인 조직의 모습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미디어에서도 조직을 장악하지 못한 리더를 무능하다고 판단한다. 그래서일까? 어느 조직이든지 리더의 자리에 오른 사람은 강력하게 조직을 이끌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버린다. 기업에서는 그런 강박 관념이 ‘임원의 권위’라는 모습으로 발현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임원의 권위적인 리더십에 대해 직원들은 어떤 인식을 가지고 있을까? 2016년 대한상공회의소와 맥킨지는 100개 기업(대기업31개, 중견기업 69개)의 구성원 4만 여명을 대상으로 ‘조직건강도와 기업문화 진단’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는 조직 내에서 리더십에 대한 인
(조세금융신문=김철영 사람과 사람 사이 대표)앞으로 예고되는 기업문화의 새로운 패러다임 2018년 5월 4일, 또 하나의 촛불이 광화문을 메웠다. 대한항공 회장 일가의 갑질을 견디다 못한 직원 수백 명이 촛불을 든 것이다. 4년 전의 ‘땅콩회항’ 사건 때와는 달리 직원들은 자발적으로 채팅방을 만들고 촛불을 들었다. 촛불 집회에서 가면으로 얼굴을 가리긴 했지만 가슴 속에 쌓인 울분마저 숨길 수는 없었다. 앞으로 그들이 어떤 결과를 얻어낼 수 있을지 지금으로선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이 사건 덕분에 기업문화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어올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기업의 조직문화는 군대나 다름없이 수직적이고 강압적이었다. 어느 기업에서든 ‘위에서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고, 까라면 까야 하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이러한 문화가 새롭게 변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 변화의 방향은 직원들에 대한 ‘존중’이다. 이제부터는 제아무리 재벌 총수라 할지라도 일개 직원을 함부로 대할 수 없는 분위기가 확산될 것이다. ‘조직의 발전’이라는 명분으로 직원 개개인에 행해지던 강압적인 조치들에 대해서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 대신 직원의 인격이
(조세금융신문=김철영 사람과 사람 사이 대표) 몇 년 전, 당시 회사에서 징계위원회를 운용하던 나에게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여성이었는데 심하게 떨리고 있었다. 그녀는 아침 통근 버스에서 회사 동료에게 추행을 당했다고 한다. 곧바로 회사 징계위원회가 소집되고 가해자는 중징계를 받았다. 모든 절차가 신속하게 이뤄졌지만 문제가 남았다. 피해자가 두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 그녀는 그 동료가 자신을 해하거나 회사에서 이상한 소문에 휩싸일까 봐 두려워하고 있었다.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들이 겪어야 하는 고통 위의 사례처럼 직장 내에서 성과 관련된 문제가 발생한 경우 피해자는 수치심과 분노, 그리고 두려움 등 다양한 감정에 휩싸이게 된다. 대부분의 가해자가 피해자보다 높은 지위에 있어 더욱 피해자들을 두렵게 만든다. 거기다 회사 내에서 문제제기를 한다 하더라도 솜방망이 징계에 그치거나 오히려 피해자에게 2차 피해가 가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비정규직의 경우에는 고용의 단절이라는 더욱 큰 불이익을 감수해야 할지도 모른다. 회사에서의 절차와는 별개로 고소를 하더라도 복잡한 수사 과정을 거쳐야 할 뿐만 아니라 처벌받는다 하더라도 벌금
(조세금융신문=김철영 사람과 사람 사이 대표) 연극과 영화계는 물론 정치판까지, 유명인들에 의해서 자행되던 추악한 행동들이 미투(#MeToo) 운동이라는 이름으로 봇물 터지듯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이렇게나 추악한 일들이 행해지고 있는 동안 ‘과연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었나’ 하는 자괴감마저 듭니다. 피해를 받은 그녀들은 지금까지 왜 침묵하고 있었을까요? 우리는 그 이유에 대해 깊이 생각해 봐야 합니다. 그건 가해자가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사람인 동시에 그 주변에 있는 자들이 침묵을 강요했기 때문입니다. 그런 추악한 일들이 알려지면 자기들이 속한 조직의 명예가 실추된다고 생각해 꼭꼭 숨겨지기를 원했던 것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의 추악한 짓들은 온 천하에 드러났으며 가해자들은 이제 응당한 처벌을 받게 될 것입니다. 가해자들은 처벌을 받겠지만, 가해자 편에서 침묵을 강요했을지도 모르는 우리들 역시 앞으로 그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특히 우리가 일하고 있는 직장에서는 더욱 그러한 일이 생기지 않도록 막아야 하겠지요. 이런 일은 성범죄의 주된 피해자라 할 수 있는 여성들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합니다. 주변